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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가방 속 낯선 애플 에어태그가?…"내 뒤를 밟았다" 스토킹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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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IT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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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에어태그./사진=애플 홈페이지


애플의 위치추적용 기기인 에어태그(Airtag)가 스토킹 범죄에 활용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가방 등 물건에 부착하면 실시간 위치를 확인해 분실을 막아주는 기기지만, 타인에게 몰래 부착해 위치를 추적하는데 악용한 사례가 잇따른다. 애플도 문제를 인식하고 기능을 일부 개선했지만 스토킹을 막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0일(현지시각) 영국 BBC는 최근 에어태그로 위치추적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6명의 여성과 인터뷰했다. 에어태그는 지난해 4월 애플이 출시한 500원짜리 동전보다 조금 큰 소형 추적장치로, 물건에 달아두면 아이폰에서 물건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BBC에 따르면 한 여성은 자신의 아이폰에서 낯선 경고음을 들었다. 알 수 없는 기기가 아이폰에 감지됐다며 울리는 경고음이다. 이후 자신의 가방 안쪽에 부착된 낯선 에어태그를 발견했다. 그는 평소 에어태그를 사용하지 않았다.

에어태그 출시 직후부터 이를 악용한 스토킹 피해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워싱턴포스트에선 에어태그를 활용한 '스토킹 체험기'가 보도된 바 있다. 테크 칼럼니스트 제프리 파울러는 1주인 간 동료의 아이폰과 연결된 에어태그를 달고 다녔는데, 동료 아이폰에서는 파울러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뉴욕타임즈에서도 지난해 유사한 피해사례를 보도했다. 아이폰에 '알 수 없는 기기'가 감지됐다는 알림을 받았는데, 실제로 자신의 자동차 번호판 뒤에 에어태그가 박혀있었다는 사례다.

이후 애플은 스토킹 피해를 막기 위한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에어태그가 기존에 연동됐던 아이폰과 3일 이상 멀리 떨어질 경우 경고음을 내던 기능을 최소 8시간으로 시간을 단축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에겐 에어태그 감지 경고가 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안드로이드 전용 앱도 내놨다.

하지만 여전히 스토킹 범죄를 막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에어태그 알림음은 60데시벨(dB)에 불과해 자동차에 부착되면 엔진음에 묻혀 들리지 않을 수 있다. BBC는 8시간 후에나 알람을 울리는 것 역시 너무 늦다는 점, 많은 이들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앱이 별도 출시됐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점 등을 문제로 꼽았다.

전자 프런티어 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의 에바 갈페린 사이버 보안이사는 "도난당한 물건을 추적하는데 유용하다면 누군가를 스토킹하는 데에도 유용한 기기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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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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