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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카카오 대표 남궁훈 내정…‘카겜’ 주식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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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의장 측근…1800억 보유

‘먹튀 논란’속 신뢰 회복 과제로

이해충돌 해소하려면 처분해야

카카오쪽 “남궁, 매각 계획 없다”


한겨레

남궁훈 카카오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지난 10일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주식 먹튀’ 논란 끝에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를 사퇴한지 열흘 만이다. 남궁 내정자는 카카오게임즈 대표 등을 거친 정보기술(IT) 업계의 대표적인 ‘게임 통’이다. 다만, 남궁 내정자가 카카오게임즈 3대 주주로 이 회사 주식 약 18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어 ‘이해충돌’ 논란을 어떻게 피할지가 관심사다.

카카오는 20일 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열어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남궁 내정자는 오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 승인 절차를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여민수·조수용 현 카카오 공동대표는 임기 연장을 포기해 3월 주주총회까지만 직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공동대표 체제에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그룹의 전략 방향을 짜는 조직인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 센터장에는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가 선임됐다.

남궁 내정자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통한다. 서강대 경영학과 출신인 그는 첫 직장이었던 삼성에스디에스(SDS) 때부터 김 의장과 함께 일했다. 김 의장이 1998년 한게임을 창업했을 때는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이후 엔에이치엔 미국(NHN USA) 대표를 거쳐 넷마블 전신인 씨제이(CJ)인터넷, 위메이드 등 게임사 대표이사를 지냈다. 카카오에는 2015년 카카오게임즈 전신인 ‘엔진’의 대표이사가 되며 합류했다. 이런 경험들을 발판 삼아 카카오를 신기술 중심 기업으로 전환하는 게 남궁 내정자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류 전 내정자의 사퇴 등으로 실추된 카카오의 대내외 신뢰 회복도 남궁 내정자 앞에 놓인 숙제다. 김 의장은 20일 회사 내부망에 새 대표이사 내정자 선정 소식을 알리며 “안타깝게도 최근 카카오는 오랫동안 쌓아오던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는 것 같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회복 방안이 무엇일지 고민을 거듭해 봤다”고 밝혔다. 이어 “엔케이(남궁 내정자)는 (카카오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스테판(김 센터장)은 공동체 차원의 안정적 조율을 담당하게 된다”며 “새로운 리더십 체제에서는 크루(카카오 직원)들과의 소통이 더욱 활발해지도록 하겠다”고 썼다.

이번 내정으로 카카오 본사 대표이사 후보자의 ‘이해 충돌’ 논란이 다시 불거질 여지도 생겼다. 남궁 내정자는 카카오게임즈 주식의 3.34%(약 261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3대 주주다. 20일 종가 기준 지분 가치는 약 1800억원이다. 앞서 류 전 내정자의 주식 먹튀 논란 때 카카오와 류 전 내정자는 ‘본사 대표이사로서 이해충돌을 피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팔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다만 남궁 내정자가 류 전 내정자처럼 취임 전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처분할 경우 주가 하락 등을 재차 불러올 수도 있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카카오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남궁 내정자가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매각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남궁 내정자 취임 전까지 주식 매각 외에 이해충돌 가능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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