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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화산·쓰나미 피해’ 통가, 식수난에 ‘신음’…국제사회 지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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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항만 이용 가능…항공기·선박 등에 식수·구호품 공수 시작

호주·뉴질랜드·미·중·일 등 식수·재정지원 약속…국제기구도 나서

세계일보

화산재로 덮인 통가의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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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가 해저 화산 분출로 인한 피해로 식수난이 극심해지면서 국제사회의 지원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통가 주민의 사실상 유일한 식수원이던 빗물이 화산재와 쓰나미로 밀려든 바닷물에 오염돼 약 10만 명에 달하는 통가 주민이 식수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피지에 머무는 케이티 그린우드 국제 적십자·적신월사 태평양 대표단장은 “안전한 식수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통가에서 콜레라나 설사병이 창궐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가 국민에게 식수와 구호품을 전달하려는 국제사회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활주로가 2㎝ 두께의 화산재로 덮여 항공기 이착륙이 어려웠던 본섬의 푸아모투 국제공항이 이날 오전 운용을 재개하면서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호주 정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구호품을 실은 글로벌마스터 항공기가 브리즈번을 떠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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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의 무너진 건물 주변을 걷는 주민. 하아타푸 비치 리조트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선박도 본섬 통가타푸 항에 정박이 가능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식수 25만ℓ 등 구호 물품을 실은 뉴질랜드 해군 함선 2척은 21일 통가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들 함선에는 하루 7000ℓ의 식수를 생산하는 기능도 탑재돼 있다.

스콧 모리스 호주 총리는 시아오시 소발레니 통가 총리와의 통화에서 정수 장비 등을 실은 해군 함선도 호주 브리즈번에서 출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통가에 재정 지원을 약속한 데 이어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10만 달러(약 1억2000만원)의 긴급 지원금을 승인했고, 일본은 100만 달러와 식수, 화산재 청소 장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000만 달러(약 120억원) 지원을 논의 중이며 중국도 항공기로 식수·식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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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재에 덮인 통가 해변. 하아타푸 비치 리조트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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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통신 장애로 파악되지 않던 작은 섬들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통가는 일부 지역에서 최대 높이 15m에 달한 쓰나미와 화산재가 덮쳐 전 국민의 80%가 넘는 8만4000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망고 섬 등 3개 섬은 거의 모든 건물이 완파돼 당장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이 됐다.

스테판 뒤자리크 UN대변인은 “망고 섬은 모든 주택이 무너졌고, 포노이푸아 섬은 2채만 남았다. 노무카 섬의 피해도 매우 극심하다"고 밝혔다.

통가 외곽의 하아피아제도 주택도 모두 붕괴했고, 통가 본섬 통가타푸의 서해안에서도 주택 56채가 무너진 것으로 집계됐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해변이 회색 화산재로 덮였고, 야자수가 어지럽게 쓰러져 있어 본래 모습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현지 통신도 좀처럼 복구되지 않고 있다.

이는 통가와 외부를 잇는 유일한 광섬유 해저 케이블이 이번 화산 폭발로 끊어졌기 때문이다. 케이블 관리회사는 복구에 최소 수 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현지 통신사는 위성 국제전화 연결이 일부 복구됐다고 밝혔으나 로이터통신은 몇 차례 연결 시도가 모두 불통이었다고 전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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