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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신라젠 상장폐지…17만 소액주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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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신라젠 주주연합 회원들이 이 회사 주식의 거래재개를 촉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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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의 횡령·배임 등으로 1년 8개월간 주식 거래가 정지됐던 신라젠이 결국 상장 폐지라는 결과를 받았다.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상장 폐지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기다려야 하지만, 20개월간 발이 묶였던 소액주주의 ‘희망 고문’은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를 열고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측 관계자는 “영업과 관련한 개선 계획 중 이행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최종적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하게 됐다”며 “자금상의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기심위는 신라젠의 신약 파이프라인(개발제품군)이 줄어드는 점 등 영업의 연속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젠은 지난 2020년 5월 4일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신라젠에 개선 기간 1년을 부여했다. 이후 최대주주가 교체되고 1000억원의 자본금도 추가로 확보했다. 신라젠은 개선 기간이 종료된 뒤 지난달 21일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이날 상장폐지라는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신라젠은 이날 거래소의 상장폐지 발표 직후 공시를 통해 “즉각 이의 신청하겠다”며 “향후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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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주가.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물론 이번 결정으로 곧바로 신라젠이 상장폐지 되지는 않는다. 최종 상장 폐지 여부는 영업일 기준 20일 이내에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상장폐지는 물론 또다시 개선 기간 부여 등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시장위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하더라도 신라젠은 이의제기를 통해 한 번 더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재심 결과를 뒤집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만약 신라젠이 불복 소송을 낼 경우 법원이 상폐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기심위의 상장폐지 결정 소식에 소액주주들은 참담함을 숨기지 못했다. 신라젠 주주연합은 이날 한국거래소 앞에서 거래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소액주주 60여명이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신라젠 주주연합 측 참석자는 “거래소에서 요구한 최대주주 변경과 5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 조건 충족 등 개선사항 3가지를 모두 완료했는데 상장폐지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는 개인 투자자들을 저버리는 행위로 거래소의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참석자는 “20개월 동안 돈이 묶였는데 어떻게 더 기다리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신라젠의 상장폐지가 최종 확정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이 떠안게 될 전망이다. 2020년 말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17만4186명이고 주식 수는 6625만3111주(지분율 92.60%)에 달한다. 개인주주 비율로는 당시 전체 코스닥 상장사 중 가장 높다. 현재 거래가 정지된 주가(1만2100원)로 따진 소액주주의 주식 가치는 8016억원에 이른다.

2016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신라젠은 간암 치료제 ‘펙사벡’이 주목받으며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펙사벡’이 임상중단 권고를 받으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후 문은상 신라젠 전 대표 등 임원의 횡령·배임 혐의가 드러나면서 2020년 5월 거래정지 처분을 받은 뒤 1년 8개월간 거래가 정지됐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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