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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마취 상태 여성 환자 성추행' 인턴 의사 “치료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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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울동부지법. /사진=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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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병원 수술실에서 마취된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병원 인턴이 ‘치료 목적’으로 피해자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전경세 판사)은 18일 오전 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대병원 인턴 이모씨에 대한 4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은 당초 지난해 11월 검찰의 징역 3년 구형으로 선고를 앞두고 있었으나 이씨 측이 “추가 변론 사항이 있다”며 사선 변호임을 선임해 공판이 재개됐다.

이날 이씨 측은 당시 행위가 치료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1~3차 공판기일 내내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채 재판부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이씨는 이날 재판에서 ‘치료 목적이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처음으로 짧게 “네”라고 답했다.

또 이씨 측은 자신의 행동이 치료목적이었는지 여부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에 사실조회를 신청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사실조회 신청에 대해 “지금 채택 여부는 결정할 수 없다”며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사실조회서 채택 여부를 다음 공판 기일에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서울아산병원 인턴이었던 지난 2019년 수술실에서 마취 상태 여성 환자의 특정 신체 부위를 수차례 만지고 성희롱성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수술실 현장에서 동료 의료진으로서 이씨 행동을 목격한 의사 A씨는 지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복강경 수술을 받기 위해 마취돼 누워 있는 환자의 신체 부위를 이씨가 지속적으로 만지는 것을 봤다”며 “그러지 말라고 하니 이씨가 순간 움찔했지만 똑같은 행위를 반복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일로 지난 2020년 4월 수련 취소 결정을 받은 이씨는 지난해 3월 서울대병원에 합격해 인턴직을 이어갔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11월 이씨를 ‘직위 해제’하고 모든 업무에서 배제했다.

지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자신을 신뢰하고 수술대로 오른 환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질이 극히 안 좋다”며 “이씨는 이전 공판에 불출석함은 물론 재판 내내 눈을 감은 채 아무런 진술을 않는 등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씨에 대한 다음 공판 기일은 오는 3월 24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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