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전국 대형 마트·백화점 방역패스 해제
형평성 문제는 계속…"방역정책 불신" 목소리도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전파 위험이 적은 대형마트, 영화관, 박물관, 보습학원, 독서실 등 시설의 방역패스를 해제하기로 했다. 1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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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18일부터 서울 지역에 이어 전국의 대형마트·백화점 등에 적용되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해제됐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오락가락하는 방역정책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다. 특히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형평성 문제에 대한 불만도 계속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날부터 전국의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비롯해 학원, 독서실, 박물관, 영화관 등 6개 시설에 적용되던 방역패스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전체 방역패스 적용시설 115만개 중 13만5000개(11.7%) 시설이 방역패스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상시 마스크 착용이 가능하고 침방울 배출 활동이 적은 시설로 판단된 곳들이다.
유통업계를 비롯해 대부분의 시민들이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선 애초에 정부가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며 방역정책을 신뢰하지 못하겠단 반응도 쏟아졌다. 시민 박지훈씨(32)는 "정부가 어거지로 방역패스를 적용해 놓고 위법 판단이 나오니 울며 겨자먹기로 철회한 것 아니냐"며 "이런 식이면 앞으로의 방역정책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패스를 그대로 적용받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다. 서울 마포구에서 일식 주점을 운영하는 한현철씨(39·가명)는 "애초에 형평성 문제로 방역패스를 확대 적용해놓고 또 대형 시설들 위주로만 해제한 셈"이라며 "계속 방역패스 철회를 요구해온 자영업자들 입장에선 상대적 박탈감과 허탈함이 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14일 서울행정법원은 서울 지역의 마트와 백화점에 대한 방역패스,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에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지역 간 형평성 논란을 비롯해 서울로 인파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정부는 방역상황과 국민 불편·혼란 등을 고려해 전날 전국의 대형 마트·백화점의 방역패스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와 별도로 법원 결정에 대한 항고는 계속 진행된다. 재판부로부터 명확한 결론을 받아 향후 비슷한 상황에서 혼란을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로 읽힌다. 아울러 이번 방역패스 조정은 항구적 조치가 아니며 방역 상황이 악화할 경우 다시 조정할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12∼18세 청소년에 대한 방역패스는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지역에선 이미 청소년 방역패스에 대한 효력 정지 결정이 내려져 시행 예정일인 3월 1일부터는 다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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