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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홍준표, 대구시장 출마설… 출렁이는 재·보궐 공천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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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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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위한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논의를 시작한 가운데 홍준표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재·보궐 공천과 차기 당권 경쟁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나눠 먹기’가 아닌 ‘대선 승리’라는 원칙 아래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 공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17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어 20일 최고위 회의에서 공관위 구성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최고위 회의에선 서울 종로·서초갑, 대구 중남구, 충북 청주상당, 경기 안성 등 5곳에서 열리는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전략공천보다는 경선을 중심으로 진행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안성과 충북 청주상당처럼 출마 후보군이 소수로 좁혀진 곳과 달리 서울 서초갑과 대구 중남구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공천=당선’인 텃밭이라 물밑에서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정치 1번지의 상징성이 있는 서울 종로는 전략공천이 유력하다. 서울 서초갑 출마 후보군으로는 당협위원장을 맡은 전희경 전 의원, 정미경 최고위원,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17·18·20대 국회에서 서초갑 3선을 지낸 이혜훈 전 의원 등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대구 중남구에선 김재원 최고위원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임병헌 전 남구청장, 이인선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이두아 전 의원 등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의 이름도 거론된다.

◆洪 대구시장 출마설에 대구 중남구에 몰리는 도전자

대구 중남구는 홍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홍 의원은 최근 문희갑 전 대구시장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가까운 대구 지역의 모 의원을 만나 대구시장 출마 제안을 직·간접적으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에서도 홍 의원이 윤 후보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대구시장 출마에 비토할 명분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윤 후보의 경우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약진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네거티브전으로 지지율 반등이 주춤한 상황이라 설 연휴 전까지 경선에서 치열하게 맞붙은 홍 의원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 선대위에 무속인이 활동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자칭 국사인 무속인 건진대사가 선대위 인재영입을 담당하고 있다는 기사도 충격이다. 가슴이 먹먹해진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게시글을 삭제하며 윤 후보를 겨냥한 비판의 수위를 조절했다.

홍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고민하는 배경에는 대선 이후의 역할, 차기 대선을 위한 포석 등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끝난 뒤 윤 후보와 거리를 둬온 홍 의원은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 꿈’을 통해 2030 청년 및 지지자들과 소통하며 다음 행보를 준비 중이다. 홍 의원 입장에서는 윤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당권은 물론 차기 공천도 멀어질 가능성 때문에 대구시장 출마가 5년 뒤 대선을 준비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만약 윤 후보가 대선에서 질 경우 차기 당권과 대구시장 출마를 놓고 홍 의원이 저울질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빠르면 이번 주 안, 늦어도 설 연휴 전 윤 후보와 홍 의원의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홍 의원의 윤 후보 지지 강도가 홍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을 보여줄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이 커지자 김 최고위원은 대구시장 도전에서 대구 중남구 출마로 가닥을 잡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을 향한 화해의 제스쳐로 유 변호사의 전략공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 서초갑, 이준석·김기현·윤석열 대리인 맞붙나…종로는 전략공천 가능성↑

윤희숙 전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치러지게 되는 서울 서초갑 선거는 지난해 당협위원장 공모에서 한 차례 예선 경기가 열린 바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의 지지를 얻은 전희경 전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이준석 대표의 지지를 얻은 정미경 최고위원을 당내 여론조사에서 꺾으면서 당협위원장에 임명됐다.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은 당초 당협위원장 공모에 도전했지만 당과 협의 없이 구청장직에서 물러났다는 이유로 여론조사 대상에서 배제됐다. 조 전 구청장은 윤 후보 선대위 국민공감미래정책단의 공동단장에 임명되는 등 윤 후보 선거 운동에 매진 중이다. 전 전 의원과 정 최고의원, 조 전 구청장이 맞붙을 경우 ‘김기현·이준석·윤석열’ 대리인을 자처한 후보 간 당내 경선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는 정치적인 상징성 때문에 전략공천의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가 종로 출마를 완강히 부인하면서 정책본부장을 맡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 경선에서 맞붙은 유승민 전 의원의 차출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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