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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전문] 심상정 "남 탓 않고 반성, 진보정치 20년 소임 다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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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5일간의 칩거를 끝내고 국민들 앞에 기자회견으로 나섰다. 심 후보는 그간 "진보의 원칙이 크게 흔들렸다. 뼈아픈 저의 오판이었다"라며 대선의 소임을 다해 국민의 재신임을 얻겠다고 밝혔다.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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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기자회견서 "우리사회 불평등 더 극심, 저와 정의당이 막아내지 못했다"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5일의 칩거를 끝내고 국민들 앞에 기자회견으로 나섰다. 심 후보는 그간 "진보의 원칙이 크게 흔들렸다. 뼈아픈 저의 오판이었다"라며 대선의 소임을 다해 국민의 재신임을 얻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이날 오후 1시 40분 국회에서 '심상정 후보, 국민께 드리는 말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며칠 갑작스러운 선거 운동 중단으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또 저를 염려해주시고 용기 북돋아 주신 당원과 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 말씀을 올린다"고 운을 뗐다.

그는 "대선 일정을 멈춘 것은 단순한 지지율 (저조) 때문이 아니다. 지금 안타까운 상황에서 무엇이 잘못된 건지, 어디서부터 변화해야 하는지 침묵 속에서 깊이 성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민들께 '노동이 당당한 나라', '정의로운 복지국가' 만들겠다고 약속드렸고 지난 진보정치 20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을 다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 불평등은 더 극심해졌다. 저와 정의당은 이를 막아내기 못했다"며 "어려운 상황에 대해 남 탓하지 않겠다. 억울하다고 말하지 않겠다. 가장 억울한 이들은 바로 하루하루 이 암담한 현실을 살아가야만 하는 시민들이기 때문"이라고 자성했다.

이어 심 후보는 "뼈아픈 저의 오판을 겸허히 인정하고 그 과정에서 상처 입고 실망한 모든 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그리고 약속드린다. 저 심상정은 결코 여기서 멈춰 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피해가지 않겠다"며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께 심상정과 정의당의 재신임을 구하고, 지워진 목소리들을 심상정의 더 큰 마이크로 대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심 후보는 지난 12일 모든 대선 일정을 중단하고 자택에서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기자회견문 전문

지난 며칠 동안 갑작스러운 선거 운동 중단으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저를 위해 귀중한 시간 할애해 주셨는데 일정 차질로 혼란을 겪으셨을 모든 분께도 용서를 구합니다. 또 저를 염려해주시고 용기를 북돋아 주신 당원과 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 말씀 올립니다.

제가 대선 일정을 멈춘 것은 단순한 지지율 때문이 아닙니다. 선거 운동을 하면서 저와 정의당이 손잡아야 할 분들과의 거리가 아득히 멀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밀려드는 일정을 잠시나마 멈춘 채 제가 시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지금의 안타까운 상황에 대하여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어디서부터 변화해야 하는지 침묵 속에서 깊이 성찰했습니다.

저는 국민들께 '노동이 당당한 나라', '정의로운 복지국가' 만들겠다고 약속드렸었습니다. 지난 진보정치 20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더 극심해졌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이를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남 탓하지 않겠습니다. 이 모든 것이 거대양당의 횡포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당이 작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억울하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가장 억울한 이들은 바로 하루하루 이 암담한 현실을 살아가야만 하는 시민들이기 때문입니다.

저 심상정은 이 불평등과 차별의 세상을 만든 정치의 일부입니다. 무한한 책임을 느낍니다. 그래도 대한민국 정치에 제역할 하는 진보정당 하나는 있어야 한다며 성원해 주셨던 시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이 험한 길을 이어갈 후배 진보정치인들이 또다시 절벽에서 시작하는 막막함을 느끼지 않도록 다음 세대의 진보가 심상정과 함께한 진보정치 20년을 딛고 당당하게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저 심상정의 마지막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께 심상정과 정의당의 재신임을 구하겠습니다.

제대로 성찰하고 제대로 일어서겠습니다. 가치와 원칙은 더 선명해지겠습니다. 가난하고 절박한 시민들을 위해 더 절실해지겠습니다.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겸손해지겠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진보정치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고심했습니다.

저 심상정은 앞으로 세 가지를 하지 않겠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대해 남 탓하지 않겠습니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피해가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세 가지를 하겠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지워진 목소리들을 심상정의 더 큰 마이크로 대변하겠습니다. 노동이 사라진 대선, 여성이 사라진 대선, 기후 위기가 사라진 대선, 여성과 노동 그리고 녹색의 목소리가 다시금 힘차게 울려 퍼지게 하겠습니다.

먼저 진작에 토론했어야 하지만 마치 진보의 금기처럼 성역화되어 왔던 중요한 의제들을 논의하겠습니다. 금기하는 것을 금기하겠습니다.

끝으로 생각이 다른 분들과 적극 대화하겠습니다. 진영을 넘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사회 공통의 가치를 복원하는 대선을 치르겠습니다.

겸손하게, 당당하게, 한층 엄혹해진 불평등의 시대에 진보정치의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은, 포기할 수 없는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나아가겠습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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