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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오미크론' 변이 확산

[최유식의 온차이나] 오미크론에 뚫린 제로 코로나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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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관문 톈진에 상륙 후 허난·랴오닝성으로 확산

전문가들 “전파력 강한 오미크론, 통제 만으론 막기 어려울 것”

중국은 요즘 호떡집에 불이라도 난 분위기입니다. 시진핑 주석 재임기의 치적이라 할 수 있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수도권과 서부의 대도시 톈진과 시안에서 코로나 19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두 도시 모두 지금까지 나온 확진자는 수백명으로 대단한 일도 아닙니다. 그런데 1명의 확진자도 허용하지 않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중국 체제의 우위를 상징하는 것처럼 선전하다 보니 스스로 스텝이 꼬였어요.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대도시들을 봉쇄하느라 난립니다.

조선일보

◇톈진서 첫 본토 오미크론 환자 나와

두 도시 중 특히 중국 당국을 더 긴장시키는 곳은 톈진입니다. 지난 8일 이곳에서 중국 본토에서는 처음으로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환자가 발견됐죠. 해외 입국자 중에선 있었지만, 중국 국내에서 환자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해외 입국자를 최장 42일씩 격리하면서 최대한 유입을 막았지만 결국 둑에 구멍이 난 거죠.

첫 확진자는 10세 여자 초등학생과 29세 보육원 여교사 등 2명입니다. 이들은 최근 2주 이내에 톈진 외부로 나간 적이 전혀 없었다고 해요. 어디서 감염됐는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이들이 처음 증상을 느껴 검사를 받은 건 작년 12월29일이라고 해요. 잠복기를 고려하면 3주 가까이 지역 사회 곳곳에 오미크론이 퍼져 나갔을 것으로 중국 방역 당국은 봅니다. 벌써 3차 감염까지 일어났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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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진 시민들이 1월9일 줄지어 선 채 코로나 19 검사를 받고 있다. 톈진시 방역 당국은 이날부터 1400만명에 이르는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 19 검사에 들어갔다. /신화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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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말부터 연초까지 방학을 맞아 톈진을 빠져나간 교수와 교사, 학생은 모두 34만명에 이릅니다. 이들을 통해 톈진 외 다른 지역에도 오미크론이 번지고 있어요.

허난성 안양에서는 톈진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온 대학생이 안양 도착 이후 검사에서 오미크론 감염자로 확진됐다고 합니다. 그 사이 오미크론이 퍼져 벌써 100명 가까운 환자가 나왔죠. 랴오닝성 다롄에서도 톈진에서 온 대학생 1명을 검사한 결과 오미크론 확진자로 판명됐다고 합니다.

◇동계올림픽 앞둔 베이징 비상사태

톈진은 베이징에서 120㎞ 떨어진 항구 도시이죠. 2월초 동계 올림픽을 앞둔 베이징시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톈진으로 이어지는 모든 교통편을 차단했고, 최근 톈진을 다녀온 시민은 모두 격리 조처를 했다고 해요.

톈진 자체도 난리가 났죠.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 동안 1400만명에 이르는 전 시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19 검사를 했고, 12일부터 두 번째 전수 검사에 돌입했습니다. 확진자가 나온 아파트 단지는 속속 봉쇄에 들어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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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봉쇄를 앞두고 마트에서 배추, 감자 등 식료품을 앞다퉈 사고 있는 톈진 시민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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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전문가들은 중국식 제로 코로나 정책이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봅니다.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력이 강해 이런 정책으로 막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게다가 전통적인 방식의 불활성 백신인 중국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에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톈진에서 200명 전후의 오미크론 환자가 나왔는데, 초등학생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백신을 접종한 이들이 감염됐다고 해요. 3차 부스터 샷까지 접종한 돌파 감염 환자도 적잖다고 합니다.

마땅한 치료제도 없죠. 톈진중의약대학이 감기 치료용으로 만든 전통 약재를 오미크론 감염 환자 치료에 쓰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 전역 번지는 건 시간 문제”

보다 못한 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 장위자오(張玉蛟) 교수가 12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방역 대책 전환을 촉구하는 글을 썼더군요. 그는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방사선 종양학자로 MD 앤더스 암센터 종신교수입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독성이 크게 약해졌고, 이는 바이러스가 진화하면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백신의 효과와 감염병학의 특성을 바탕으로 정면 돌파 전략을 택한 서방 국가들은 올여름 전에 집단 면역을 달성할 것”이라고 썼어요.

확진자 수가 급속히 늘고 있지만 중증환자와 사망자수는 그에 비례해 늘지 않는 만큼 상황이 곧 안정될 수 있고, 오히려 감염을 통해 자연스럽게 면역력이 형성되는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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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의 중국인 교수 장위자오는 1월12일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중국 전역에 퍼지는 건 시간 문제"라며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이 글은 차단돼 지금은 볼 수 없다. /중국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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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해서는 “고도의 전파력을 가진 오미크론이 중국 전역으로 퍼지는 건 이제 시간문제”라면서 변화를 촉구했죠. 장 교수는 “3년은 유입을 막는다고 하더라도 이후 5년, 10년은 어떻게 할 거냐”고 반문하면서 “사람도 국민경제도 더 이상은 못 버틴다”고 했습니다.

이 글은 웨이보에서 100만명 이상이 읽었고, 중국 지식인들이 자주 찾는 웨이신 공중호(공식계정)에도 전재가 됐더군요. 그런데도 중국 관영매체와 관변학자들은 여전히 ‘제로 코로나’를 외치고 있습니다.

[최유식 동북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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