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속전속결 처리"…野 "매표추경" 비판 속 尹공약 반영 시도
양당은 추경 심사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입장이지만, 셈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무엇보다 대선을 50여일 앞두고 추경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뇌관이다. 본예산이 막 집행되는 시점에 추경을 편성하는 것도 극히 이례적이다.
'원외 주자'인 양당 대선후보의 입장도 무시할 수 없다. 기존처럼 여야 원내지도부와 재정당국, 즉 여·야·정의 입장조율뿐만 아니라 장외변수가 추가되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
민주당은 추경안의 심사·처리를 속전속결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즉각 추경 협상"을 언급한 점에 방점을 찍었다.
조오섭 원내대변인은 16일 통화에서 "야당 대선후보가 추경 필요성을 말했는데 당이 엇박자를 내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 심사에서) 큰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늦어도 다음 달 3일 임시국회를 열고 같은 달 14일 전후로 추경안을 처리한다는 일정을 세워놓았다.
각 상임위와 예결위를 동시 가동하면 압축적인 심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계속된 거리두기 강화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통이 너무 크기에 조속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속전속결 심사'의 논리다.
이에 민주당은 17일 추경 편성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 당정협의를 열고 구체적인 추경 규모와 내용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월 15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만큼, 추경 심사에 매진할 여력이 없다는 것도 이유다. 선거운동 전 추경이 처리돼야 '표심'에 반영될 것이라는 계산도 읽힌다.
민주당은 1월 마지막주 국회 제출을 목표로 추경안 작업을 진행 중인 재정 당국에 이러한 증액의 필요성을 지속 전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재정당국을 설득해낼지는 미지수다.
악수하는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
국민의힘은 노골적인 '매표 추경'이라는 입장이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재정 당국이 여당 대선 후보의 요구를 십분 반영한 선심성 예산을 졸속 편성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608조 원 규모의 올해 '슈퍼 예산'을 제대로 써보지도 않고, 1월부터 추경 카드를 꺼내는 것은 누가 봐도 '선거용' 아니냐는 논리를 펴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추가 세수를 당장 끌어다 쓸 수 없는 만큼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다만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취약 계층에 대해 신속하고 과감한 지원을 강조해온 만큼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송곳 심사' 논리를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 320만 명에게 300만 원씩 지급하기로 한 원안에 "오히려 부족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앞서 윤 후보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방역 지원금 규모에 대해 "자영업자 한 분당 300만 원은 말도 안 되는 것이고, 훨씬 큰 규모로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원내 지도부는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하기 위해 '송곳 심사'를 벼르는 동시에 윤 후보의 정책·공약을 추경에 반영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추경안에 여야 후보의 요구를 균형 있게 담아야 '매표 추경'이라는 비판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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