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이슈 세계 정상들 이모저모

“英 보수당, ‘파티게이트’ 존슨 총리 사임 안하면 축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왕실 장례식 기간에도 파티 열어 여론 ‘최악’

당 지지도도 야당보다 10%포인트 낮아

세계일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런던 하원의 총리 질의응답(PMQ)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 기간인 2020년 5월에 총리실 뒷마당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런던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티게이트’로 벼랑 끝에 몰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사임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존슨 총리의 논란으로 인해 정당 지지율까지 10% 가까이 야당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보수당 내에서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미 차기 총리에 대한 논의까지 이뤄지는 상황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의 주말판인 ‘옵저버’는 존슨 총리가 ‘파티게이트’ 논란에 합당한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으면 보수당이 그를 축출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의원들은 관련 의혹을 조사 중인 내부 기구의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지만, 다수는 이미 (총리 사임으로) 마음이 결정됐다”며 “적법한 절차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봉쇄 조치에도 관저에서 파티를 열어 논란에 휩싸인 존슨 총리는 추가 파티 사실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앞서 존슨 총리는 논란에 대한 사과와 함께 “업무 행사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지만, 지난해 4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의 장례식 전날 밤에도 총리실 직원들의 파티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여론은 더욱 나빠졌다. 총리실은 “국가적인 추모 기간에 이런 일을 벌인 것에 대해 깊이 유감”이라고 사과했으나, 왕실에서는 별다른 답변을 내지 않으며 간접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영국 국민은 이미 존슨 총리에 마음이 돌아선 상태다. 옵저버가 영국 여론조사업체 ‘오피니엄’과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보수당 지지자의 46%가 존슨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76%는 존슨 총리가 방역 규칙을 어겼다고 답했으며, 총리실의 사과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사람도 64%에 달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설문에서도 63%가 존슨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이번 주 초 56%에서 증가한 수치다.

오피니엄의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까지 보수당이 31%로 노동당(41%)보다 10%포인트 이상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 내에서도 결단을 내리려는 분위기다.

팀 라우턴 보수당 하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유감스럽지만, 존슨 총리의 입장을 더는 지지할 수 없다”며 “그의 사임이 이 불행한 사건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보수당 의원도 가디언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지지했던 지역 보수당 의원들도 이제는 존슨 총리가 떠나야 한다고 집단으로 주장하고 있다”며 “시의원들이 매우 화가 났다”고 말했다.

총리 불신임을 위해서는 보수당 의원 54명 이상이 당 지도부 경선을 주관하는 ‘1922 위원회’에 서한을 보내야 한다. 가디언은 “존슨 총리가 파티 게이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면 보수당 의원들이 몇 주 내에 그를 사임시킬 수 있는 충분한 수를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미 차기 총리를 노리는 경쟁도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보수당 관계자는 FT에 “존슨 총리가 사퇴할 경우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각 장관 2명이 각료들의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차기 총리에 대한) 대화가 이미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