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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서방·러시아 '우크라이나 문제' 연쇄 협상 성과없이 종료...미·러, 발언 수위 높이며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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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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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교부 차관,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부 차관이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러시아 회담에 참석해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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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위기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세 차례 연쇄 회담을 열었으나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결국 성과 없이 끝났다. 러시아가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중남미에 군사력을 배치하겠다고 위협하고 미국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맞서면서 두 강대국 간 긴장의 수위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P·로이터·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SCE 상설 이사회에서 서방과 러시아는 아무런 합의도 이뤄내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 10만명의 병력을 배치하며 촉발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서방과 러시아가 만난 세 차례 연쇄 회담이 모두 빈손으로 끝난 것이다. 앞서 지난 10일 미·러 실무 협상과 전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러시아 위원회 회의에서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갈등은 오히려 증폭하고 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러시아 RTVI 방송과 인터뷰에서 “회담이 일정 부분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면서 “가까운 시일 안에 다시 마주 앉아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 철회,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된 나토군 철수 등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쿠바나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에 군사 인프라를 배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밝혔다. 지난달 그는 현재의 우크라이나 위기를 냉전 시절 옛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려 했던 1962년의 쿠바 미사일 위기에 비교한 바 있다. 랴브코프 차관은 “모든 것은 미국에 달려 있다”면서 “러시아 대통령은 상황이 러시아에 대한 도발과 군사 압박 강화 방향으로 진행될 경우 러시아 해군 등에서 어떤 조치가 취해질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얘기했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엄포’라면서 “만약 러시아가 이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우리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우크라이나를 넘어 국제사회의 기본 질서까지 위협하는 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침공 시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마이클 카펜터 OSCE 미국 대사는 이날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우리는 유럽의 안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전쟁의 북소리가 크게 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대화와 긴장완화를 원한다”면서도 “긴장이 고조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OSCE 의장국 폴란드의 외무장관 즈비그니에프 라우는 이날 “현재 OSCE 지역의 전쟁 위험이 지난 30년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EU의 제재는 러시아 은행과 기업들의 EU 주요 자본시장 접근 제한, 러시아 금융기관에 대한 지원 금지, 방위 관련 자재 수출입 금지 등을 포함한다. 이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대응해 EU가 러시아 상대로 2014년 부과한 기존 제재를 연장한 것이다.

손구민 기자 km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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