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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태국 돼지고깃값 폭등에…악어고기 수요↑·돼지머리 대신 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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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대비 거의 두 배…돈육 공급부족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의혹 확산

연합뉴스

태국 악어 바비큐 요리(자료사진) 2019.8.21
[EPA=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에서 '국민 육류'인 돼지고기의 가격이 최근 몇 개월 새 폭등하면서 대체재 수요도 커지고 있다.

일간 방콕포스트와 온라인 네이션은 14일 돼지고기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악어 고기 수요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콘파톰주의 한 악어농장 주인은 최근 페이스북에 소매상에게는 악어 고기를 1㎏당 105밧(약 3천700원)에 팔고, 도매상에게는 최소 30㎏을 살 때 ㎏당 70밧(약 2천500원)에 판매한다고 소개했다.

최근 태국 내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만 해도 ㎏당 150밧(약 5천300원) 정도 하던 것이 지난해 말부터 200밧을 훌쩍 넘어서 230밧(약 8천200원) 안팎까지 급등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260밧(약 9천300원)까지 치솟았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 이달 말엔 음력 설까지 있어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주의 다른 악어 농장에도 전날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악어 고기를 사기 위해 몰려들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농장주는 30년 넘게 악어 농장을 운영해왔으며, 몸길이 최대 5m 이상의 대형을 비롯해 다양한 크기의 악어 1만2천 마리를 기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돼지고깃값이 비싸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이제는 악어고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악어 고기는 더 싸고 더 맛있으며 지방은 적고 단백질은 풍부하다"고 말했다.

네이션은 값이 크게 뛴 돼지고기 대신에 닭고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닭고기도 kg당 가격이 5밧(약 180원)가량 올랐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예전 같았으면 돼지머리가 올라갔을 제사상에 대체재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연합뉴스

태국의 한 사찰 제사상에 돼지머리 대신 오른 구운 생선.
[방콕포스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북부 차이야품주 주민들이 건강과 재물 복을 기원하는 제사행사 공물로 매년 올리던 돼지머리 대신에 최근 소금을 뿌려 구운 생선을 올린 것이다.

주민들은 돼지머리 가격이 예년에는 500∼600밧(약 1만8천∼2만1천원) 가량했었는데, 최근에는 800∼1천200밧(약 2만9천∼4만3천원)가량으로 거의 두 배로 올랐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언론에 "매년 새해 즈음에 아이들은 9마리의 돼지머리를 제사상에 바쳤는데 돼지머리 한 개에 가격이 1천밧(약 3만5천원)이 넘었다"면서 당국이 치솟는 돼지고깃값을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돼지고깃값 폭등에 대해 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경제활동이 재개돼 돼지고기 수요는 증가했지만, 사료 가격 상승 및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지 비용 증가로 영세 양돈농가가 대거 폐업해 공급이 줄며 발생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월 초까지 인근 국가로의 돼지 수출을 금지해 공급 부족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당국 조사 결과 한 도축장에서 수거된 표본에서 ASF가 검출되면서 돼지고기 가격 급등이 ASF 발병으로 인한 돼지 사육 규모 감소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정부가 이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계속되고 있다.

ASF는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돼지에게는 치명적으로 폐사율이 100% 육박해 살처분 외에는 감염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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