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6 (토)

"누나는 세제, 동생은 과자" 편의점서 시민 울린 남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이뉴스24 홍수현 기자] 편의점에서 형편이 어려운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 남매에 음식을 한 아름 안겨주고 왔다는 한 시민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편의점 다녀왔는데 눈물이 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지난 11일 "늦은 밤 맥주를 사기 위해 편의점을 방문했다가 남매를 만났다"며 "그날은 슬리퍼를 신고 있던 발등이 찢어지게 시린 날씨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이뉴스24

A씨는 "아이들은 그제야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는데 결국 고른 것은 동생은 과자 2개, 누나는 '주방세제'였다"며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고 심정을 전했다. [사진=pixabay]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씨에 따르면 "맥주를 계산하려고 기다리는데 5~6세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과자를 들고 뛰어와 계산대에 과자를 올려놓았다"며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는 과자 가격을 듣고서는 '이건 비싸서 안 돼'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남자아이는 다시 부피가 작은 과자를 집어서 계산대에 올려놨지만 결과는 여전히 한도 초과였다. 아이들이 고른 물건은 컵라면 2개와 소시지 1개, 삼각김밥 1개가 전부였다.

A씨는 "아이들의 상황이 대충 짐작이 되더라"며 "이사 오기 전 동네에서도 어린 자매가 비슷한 상황에 있어서 살짝 도와줬던 게 생각나 '아저씨 먼저 계산하게 해주면 너희 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계산을 마치고 돌아보니 아이들이 자신을 빤히 보고 있더라. 정말 울컥했다"며 "아이들의 옷차림을 보고 판단하며 안 되지만 이 추운 날 패딩도 아니고 늦가을에나 입음 직한 외투를 입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너희가 양보해줘서 아저씨가 선물하는 거니 먹고 싶은 거 다 골라도 된다'고 했다. 아이들이 쭈뼛거리며 가만히 서 있길래 아이들이 원래 사려던 물건은 두고 컵라면을 더 담아 다시 주었다"고 말했다.

A씨는 "아이들은 그제야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는데 결국 고른 것은 동생은 과자 2개, 누나는 '주방세제'였다"며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고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순간 이성의 끈이 풀려 바구니를 하나 더 들고 과자, 라면, 소시지, 빵 등 골라 담아 한 바구니 더 만들어 아이들에게 들려주니 그저 힘없이 '감사합니다' 하더라"고 했다.

A씨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집에 가는 척 발걸음을 재촉하다 뒤를 슬쩍 돌아보니 가로등 아래서 남매가 봉지 안을 이리저리 휘저으면서 뭐가 있나 보고 있었다"며 "동생이 봉지 안을 보면서 씩 웃는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걸어오면서 한참을 울었다"고 썼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씨 선행에 훈훈하다면서도 마음이 아프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먹을 걸 고르지 않고 주방세제를 고른 어린 누나가 안타깝다"며 "주민센터를 통해서 도울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아직 세상에 이런 어른도 있다는 걸 보여주셔서 감사하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홍수현 기자(soo00@inews24.com)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