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녹취록을 최초로 제보했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이모씨는 전날(11일) 오후 8시40분쯤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약 3개월 전부터 이 모텔에 장기투숙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이날 이모씨가 숨진 서울 양천구 모텔에 경찰 관계자가 현장 조사를 위해 들어가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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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전방위 소송전에도 줄어든 재산은 3억…시민단체 고발
20년 가까이 민주당 당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숨진 이씨는 친문 단체로 분류되는 원외정당 깨어있는시민연대당(약칭 깨시연)에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한 녹취록을 제보한 인물이다. 이씨는 지난해 9월 전국철거민연합회가 대장동 의혹을 처음 고발할 때도 고발장을 작성한 이민석 변호사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깨시연은 지난해 10월 이 후보가 모두 3억원가량을 썼다며 변호사 선임료 지급내역을 허위로 공표했다고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수원지검이 수사 중이다. 이 후보 측도 깨시연의 고발 이튿날 이씨와 깨시연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맞고발로 대응했다. 민주당 선대위도 이날 숨진 이씨에 대해 “허위 주장으로 고발조치됐고 사법당국이 수사 중”이라며 “실체적 진실이 가려지기 전까지 이 씨는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시점은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로 있던 시절 본인과 아내 김혜경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때인 지난 2018년 지방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후보는 경기지사에 당선된 이후인 2018년 말부터 2020년 10월까지 검찰 수사에 이어 1심~3심, 파기환송심 등 약 2년에 걸쳐 4번의 재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법무법인 LKB 등 대형 로펌 10여 곳에서 대법관‧검사장 출신 등 30여명의 유수의 변호사들이 선임됐다. 이처럼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재판을 받아왔던 이 후보가 변호사비용을 어떻게 냈는지가 이번 의혹의 골자다. 이 단체는 2년간 상고심까지 진행하며 여러 곳의 법무법인에 전관 변호사까지 선임한 점에 비춰볼 때 변호사 비용은 1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깨시연은 숨진 이씨가 제보한 녹취록을 토대로 당시 이 후보 부부의 변론을 맡았던 검찰 출신 이태형 변호사가 현금 3억원과 3년 후에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여억원 상당을 받았다는 내용을 고발장에 담았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의 변호인단으로 활동했던 변호사와 측근들이 상장기업 S사와 그 계열사의 사외이사 등을 역임해 그 관계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본지가 확보한 이씨의 3차 녹취록에 등장하는 인물은 숨진 이씨와 이 변호사, 이씨 지인으로 이 변호사를 소개한 지인 A씨 등 총 3명이 직접 만나 대화하는 40여분 분량이다. 녹취록에서 이씨는 이 변호사에게 친구인 중소기업 사장의 분식회계 등 경영비리 사건 수임료를 물으며 “이재명 지사에게 (변호사비를) 얼마를 받았는지 잘 들었기 때문에 이미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며 이 후보에게 이 변호사가 수임료로 주식 20억원과 현금 3억원을 받지 않았느냐며 구체적으로 특정했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이 지사의 변호사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기본 착수금이 5000만원, 신병(불구속) 성공보수는 3억원”이라고만 설명한다.
앞서 1차 녹취록에서는 이씨가 이 변호사에게 전화해 같은 사건 수임료를 상담하면서 ‘이 지사 변호사비 25억원’을 먼저 언급한다. 그러나 이 때도 이 변호사는 “잠깐만, 25억이 뭐라고요?”라고 되묻고 이씨가 이 후보 사건을 설명하자 “네, 네”라고 답하는 내용이다. 2차 녹취록은 이씨가 이 변호사의 현금과 주식 20억원 얘기를 하자 지인 A씨가 “원래 저한테만 얘기한 것이다. 그게 알려지면 나중에 (말한 사람이) 저밖에 없지 않나. 그러면 나중에 저한테 얘기를 안 하죠”라고 항의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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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제보자 사망 後 “이재명 변호사비 의혹 철저 수사“
해당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공공수사부(김종현 부장검사)는 이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철저한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어 “고인의 사망 사건은 경찰에서 수사하고 있어 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숨진 이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한차례 불러 조사했다.
이씨는 숨진 채 발견된 모텔에 석달 전부터 머무른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민석 깨시연 대표는 “숨진 이씨가 모텔에 장기투숙한 이유는 모르지만, 고발 이후 평소 신변에 위협을 느끼며 본인이 묵는 장소를 주변인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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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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