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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대선판 휩쓴 2030 공약…내용·눈높이 모두 MZ 맞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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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이 가장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세대가 2030이죠. 표심을 잡기 위한 여야 후보들의 전략도 다양한데, 관련 내용을 '줌 인'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요새 제 일과 중 하나가 여론조사 살펴보기인데요. 퇴근 후에도 혹시 새로운 조사 결과 나온 건 없나 검색해보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복 국장님 듣고 계시죠? 조사업체에 따라 조사방식이나 응답률은 모두 다르지만요. 그래도 대체적인 경향성을 띠기 마련인데요. 그런데 어제(11일) 오늘 사이 나온 2개의 여론조사 결과에선 '혼돈의 카오스'를 맛봤습니다. 결과가 너무 상반됐기 때문인데요. 먼저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조사 결과입니다. 2030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인데요. 이재명 후보가 27.7%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뒤이어 안철수 후보 20.2%, 윤석열 후보 16.2% 순이었는데요. 준석열 브라더스의 연애의 온도가 막을 내렸지만 윤 후보에게 2030의 지지가 돌아오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갈등 봉합 이틀 만에 2030이 돌아왔다고 자부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저희가 내부 조사는 이틀 간격으로 시행합니다. 그런데 1월 6일 날 시행했던 조사에 비해서 1월 8일 날 시행했던 조사에서 강한 반등세가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목격되었다는 것까지 정도만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대표의 말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도 있습니다. 미디어토마토의 조사인데요.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 40.9%입니다. 2주 전 조사에 비해 두 배가 급등했는데요. 30대 지지율도 23%에서 33.3%로 10.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앞선 조사와 너무나 상이한 결과죠. 저도 2030이지만 대체 2030의 마음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2030 표심, 스윙보터란 표현이 딱 맞는 거 같습니다.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한 이들도 많은데요. '지지 후보가 없거나 모른다'는 응답자는 26.7%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흔들리는 2030을 잡기 위한 후보들의 처방전, 바로 '눈높이 맞춤 전략'인데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2030 맞춤형 공약을 내놓고 있죠. 대체로 '실생활 밀착형'이라는 게 공통점입니다.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도 2030을 겨냥한 거였는데요. 이재명 후보는 탈모 공약이 대박을 터뜨린 이후 후속 청년 공약에 공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 9일엔 '비정규직 공정수당' 확대를 약속했는데요. 취업준비생과 배달 아르바이트 중인 청년 근로자들의 표심을 노린 겁니다. 아무래도 비정규직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2030이 많기 때문일 텐데요. 여기에 2030의 취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공약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2030의 관심을 사로 잡은 스포츠가 하나 있죠. 최근 2030 골린이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수요가 늘면서 골프장 이용료도 덩달아 올랐는데요. 주말에는 그린피만 30만원 가까이 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이러다 보니 상당수는 스크린 골프로 만족해야 하는 실정인데요. 이 후보는 이런 골린이 마음도 잡겠단 심산입니다. 대중 골프장 요금도 손 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후보는 20대 장병들에게까지 눈길을 돌렸는데요. 지난달엔 선택적 모병제 도입과 함께 병사 월급 인상을 공약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24일) : 장병들의 노고에 대해서 최저임금제에 맞춰 급여를 단계적으로 인상해서 2027년에는 병사 월급 200만 원 이상을 보장하겠습니다.]

이에 질새라 윤석열 후보도 똑같은 공약을 내놨었죠. 지난 9일 '병사 봉급 월 200만 원'이라는 한 줄 공약을 공개했는데요. 특히 병사 봉급 인상은 4050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월급을 더 받게 되는 세대만이 아니고 이들의 부모에게도 안정적으로, 자녀들에 대한 어떤 책임감에서 조금이나마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거는 뭐 4050세대에도 도움이 되는 그런 것이지…]

청년들의 실생활에 직결된 공약들도 연일 쏟아내고 있는데요. 지하철 정기권이 버스 환승에도 적용되는 제도, 전기차 충전요금 동결 등입니다. 공약 내용 뿐만 아니라 전달 방식도 2030 취향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1분 내의 짧은 동영상인 '쇼츠(Short)'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화면출처 : 유튜브 '윤석열') : 아니. 지하철에 정기권이라는 게 있는데…이게 요금이 최대 30% 할인이 되는데 문제가 뭐냐면…]

[원희룡/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 (화면출처 : 유튜브 '윤석열') : 문제가 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화면출처 : 유튜브 '윤석열') : 버스에는 환승 적용이 안돼요.]

[원희룡/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 (화면출처 : 유튜브 '윤석열') : 그래요? 아니. 그럼 그걸 누가써?]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화면출처 : 유튜브 '윤석열') : 아니. 진짜 지하철로만 다니면 역세권 사람들만 쓰는 거죠. 이거 저희가 바꿔야 되지 않겠습니까? 버스 환승에도 정기권을 사용할 수 있게 바꿔야죠. 후보님께 보고 드려볼까요?]

[원희룡/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 (화면출처 : 유튜브 '윤석열') : NO NO!]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화면출처 : 유튜브 '윤석열') : 선 조치!]

[원희룡/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 (화면출처 : 유튜브 '윤석열') : 후 보고!]

윤석열 공약위키란 사이트도 개설했습니다. 홍준표 의원의 청년의꿈을 살짝 벤치마킹한 느낌입니다. 윤 후보 본인이 직접은 아니지만 AI 윤석열을 이용해 2030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AI (어제 / 화면출처: 위키윤) : 오늘 아침 데이터 보고 심쿵 했습니다. 2030 여러분 매우 감사합니다. 근데 인기가 늘어나니 질투와 잔소리도 더불어 더불어 많이 늘어나더군요.]

안철수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연금개혁'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연금 개혁은 청년 세대가 미래에 떠안아야 할 부담과도 연결돼있죠. 안 후보는 동일연금제, 지속가능한 통합 국민연금법 등 구체적 로드맵을 내놓고 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해 11월 23일) : 국민연금과 공무원 연금 등의 직역연금 간의 불평등을 또 고치지 못하면, 공무원들은 세금으로 편안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지만, 일반 국민들은 세금으로 공무원 연금을 내주면서 정작 자신들은 고단한 노후를 맞아야 합니다.]

후보들이 하나같이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도 있습니다. 바로 게임 공약인데요. 게임산업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이른바 2030의 '겜심(게임이용자 표심)'을 잡기 위해서겠죠.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화면출처 : 유튜브 '김성회의 G식백과') : 제가 위저드리7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깼습니다. (울펜슈타인 빼놓을 수 없는데 이거 에임 좀 되십니까?) 끝까지 갔죠. (울펜슈타인 말고 다른 건?) 그 다음은 둠이고…그 다음은 퀘이크고…(존 카맥 계보를 잘 따라 오셨군요?) 그 다음에 하프 라이프가 있죠.]

현실과 마찬가지로 게임에서도 '공정'과 '정의'가 단연 가장 큰 화두인데요. 최근 문제가 됐던 사안이 하나 있습니다.

[JTBC '뉴스룸' (지난해 9월 17일) : 비판의 핵심은 '확률형 아이템'입니다. 돈을 주고 사는 이른바 '뽑기 아이템'인 만큼 도박의 성격도 있는데, 문제는 이 확률조차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한 게임에선 유료 아이템의 확률을 속였다면서 이용자들이 개발사를 상대로 간담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닉네임 '렘젬'/게임 간담회 이용자 대표 (지난 3월) : 하자가 있는 물건을 멀쩡하다고 하면서 팔았다면 그것은 불법이죠. 동의하십니까?]

확률형 아이템, 쉽게 말하면 복불복인데요. 가령 정치부회의란 게임이 있는데 캐릭터를 고른다고 치면요. 이용자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랜덤으로 주어지는 겁니다. 누구나 당연히 돈을 내고서라도 박준우 마커가 뽑히길 바라겠죠. 하지만 애석하게도 원치 않는 캐릭터가 나올 수도 있을 텐데요. 어디까지나 확률 싸움인데 게임사 측이 이 확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일었던 바 있습니다. 후보들은 이 확률형 아이템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완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일정 규모의 게임사에 '게임물 이용자 권익보호위원회'를 설치하여 게임업계의 투명성을 강화하겠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21일) : 고객을 존중하지 않고 단기 수익에 집중하다 보니까 게임의 신뢰가 통째로 떨어지잖아요. 그래서 그런 점에 대해서는 최소한 확률이 어느 정도 되는지 보여는 줘라. (확률 공개?) 네. 공개해라.]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23일) : 확률형 게임 아이템 같은 것들에 대해서 알고 보니까 이거는 사기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확률에 대해서 밝히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고 (확률 공개?) 그리고 또 이 확률대로 만약에 그거를 안 지키는 거는 더 심각한 사기행위 아니겠어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해서 조사하고…]

올해 국내 게임업계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 'P2E'인데요. 학창시절 공부는 안하고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으면 어머니께 이런 소리를 들었었죠. 하지만 지금은 게임으로 돈을 버는 시대입니다. P2E, 'Play to Earn'의 약자로 말 그대로 플레이하면서 돈 버는 게임이란 뜻인데요. 이제 게임하는 자녀를 무조건 탓하기만도 어려울 듯합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게임을 질병으로 보던 기존의 왜곡된 시선은 바뀌어야 됩니다.]

다만 P2E 게임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으로 규정돼 있어 해외 시장에만 출시할 수 있는데요. 후보들은 P2E 게임 규제 완화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21일) : 저는 그걸(P2E) 그렇게 네거티브하게 볼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쇄국하고 살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세계의 일부잖아요. 그 흐름을 끌려갈 게 아니라 그 흐름을 우리가 앞서가야죠.]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23일) : (P2E를) 이미 하고 있는 나라들에서 한 1년 정도 지나고 나서 과연 이게 좋은 측면이 많은지 나쁜 측면이 많은지 또 나쁜 측면이 있다면 과연 이걸 개선하면 좋은 쪽으로 바뀔 수 있을지 그걸 보고 저는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해요.]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2030이었는데요. 후보들의 2030 표심 쟁탈전은 선거 막판까지 이어질 분위기죠. 앞으로도 잘 챙겨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2030 공약 쏟아내는 후보들…내용도 눈높이도 모두 MZ 맞춤형 >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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