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달 표면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복귀한 중국 무인탐사선 ‘창어 5호’ 발사 장면. 중국국가항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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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달과 비슷한 환경에서 각종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연구시설을 구축했다. 달 탐사와 연구기지 건설 준비를 본격화하면서 ‘우주 굴기’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광업기술대 연구진이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시에 달의 저중력 환경을 구현한 ‘인공 달’을 만들었다고 12일 보도했다. 달과 비슷한 환경에서 다양한 실험을 수행하며 달 탐사와 연구기지 건설 등을 준비할 수 있는 연구시설이다. 이 시설은 대기가 없고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이며 기온이 극단적으로 바뀌는 달의 환경을 실제와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름 60㎝ 크기의 소형 달이 들어 있는 진공실이 연구시설의 핵심이다. 진공실 내부의 인공 달은 달에 있는 것과 같은 가벼운 암석과 먼지로 이뤄져 있고, 자기장으로 저중력 상태를 유지한다. 이 프로젝트를 이끈 과학자 리루이린은 “연구시설 안에서는 원하는 만큼 저중력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며 “이런 종류의 시설은 세계 최초이고 달 환경 실험을 완전히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 달은 향후 달 연구기지 건설 등 중국의 달 탐사 임무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암석과 먼지가 지구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달의 극단적인 환경에서 각종 장비 등을 실험해 실제 달 탐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리루이린은 “연구시설은 3D프린팅 같은 기술을 활용해 달 표면에 구조물을 만들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면서 “이는 달에 영구적인 인간 거주지를 건설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시설은 향후 몇 달 안에 정식 가동되며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개방될 예정이라고 SCMP는 전했다.
인공 달을 구현한 연구시설 조성은 미국과의 우주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중국 달 탈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3년 무인탐사선 ‘창어(嫦娥) 3호’를 달 앞면에 착륙시킨 데 이어 2019년에는 창어 4호를 달 뒷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 2020년에는 창어 5호를 발사해 달에서 흙과 암석 표본을 채취해 왔다. 다음 목표는 달 남극 탐사와 국제달연구기지 건설이다. 중국은 최근 이와 관련한 4단계 달 탐사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2024년쯤 창어 7호를 달 남극에 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달 탐사 프로젝트를 본격화해 2035년까지는 러시아와 함께 달연구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최근 2027년 이전에 발사되는 창어 8호가 달 표면에 연구기지를 건설하는 첫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연구기지 건설이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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