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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윤석열 "여가부 폐지"…민주당 "이준석 감독 아래 막장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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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 대선 소식 차례로 전하겠습니다. 먼저 국민의힘 소식인데요. 조금 전 짚어봤던 멸치, 콩 외에도 뜨거운 논란거리가 있죠. 윤석열 후보가 페이스북에 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으로 젠더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건데요.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으로 윤석열 후보는 '이대남'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핀셋' 방식의 유권자 공략에 대해서 당 내에서 비판도 나왔는데,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JTBC '정치부회의' (지난해 11월23일) : 오늘 김종인 위원장과 만난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후보와 만날 뜻이 없다고도 말했는데요. 국민의힘의 당내 갈등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해 11월23일) :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진 게 아니라 해를 넘겼죠. 지금 이제 몇 시간 안 남았으니까요.]

이렇게 새해까지 이어진 두 사람의 갈등, 제가 휴가를 떠난 일주일 사이에 다시 봉합이 됐죠. 김종인 위원장이 떠나고, 이준석 대표는 돌아왔습니다. 뜨뜻한 방 안에서 다정회를 보면서, 너무 바빠보이는 전다빈 실장에게 미안한 마음도 좀 들었지만요. 어서 가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습니다. 요즘 일곱자로 말하는 게 유행이라고 해서, 정회원님들께 휴가 복귀를 이렇게 '류실장 휴가 복귀' 라고 알려봤는데요. 선거판을 흔들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일곱 글자도 있죠. 바로 "여성가족부 폐지"입니다. 다른 글들의 '좋아요' 수는 수천 개 수준인데, 이 글에는 3만4천개가 넘었는데요. 이어서 "병사 월급 200만원"이란 글도 올렸는데, 두 가지 모두 20대 남성, '이대남'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 됩니다. 20대 남성과 여성을 '갈라치기'하는 것 아니냔 질문엔 이렇게 답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8일) : 현재 입장은 여성가족부 폐지 방침이고, 더는 좀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남녀 갈라치기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뭐든지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한 일'이란 표현, 다소 추상적으로 들리긴 하는데요. 당장 격렬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국민의힘 장예찬 공동청년본부장은 여성가족부가 젠더 갈등을 앞장서서 부추기고 있다, 주장했습니다. 지난 해 정부업무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네곳 중 한 곳이 여가부라면서, 이미 평가가 끝났다고 했는데요.

[장예찬/국민의힘 공동청년본부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여성가족부가 지금 사실상의 남성 혐오부로 작용하고 있다. 2021년 7월에는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배포한 성인지 교육 자료에 '남성들은 단순하고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 낯선 사람과의 성적 환상이 빈번하다'고 묘사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특히 여성가족부와 산하기관의 성인지 교육자료를 문제 삼았습니다.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라고 보는 인식을 정당화한다는 건데요. 실제 이런 영상이 올라왔다 삭제된 적이 있습니다.

[나윤경/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지난해 4월) : 양평원은 이러한 노력을 시민적 의무라고 정의합니다. 왜 남자를 잠재적 가해자라고 취급하느냐고 화를 내기보다는 스스로가 가해자인 남성들과는 다른 사람임을 정성스레 증명하려는 노력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토론회 상대방으로 나선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여성가족부가 "꼭 저렇게 일을 해야했나 아쉬울 때도 있다"고 했는데요. 실수나 실책 때문에 '문을 닫아야 한다'면 실언이 잦았던 윤석열 후보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젠더갈등을 부추기는 건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라면서, 특히 노동부문에서 성별 격차는 여전하다고 강조했는데요.

[류호정/정의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22년 여성 비정규직의 비율은 45%로 남성 29.4%보다 높았습니다. 또, 여성 휴직자는 남성에 비해 1.7배 많았는데 돌봄 공백 때문에 일을 그만두시는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여성의 노동이 이렇게 계약직, 저임금, 집안일이라는 현실은 2022년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 여가부 폐지 공약, 사실 국민의힘 내에서부터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단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여가부 폐지' 공약이 공식 발표되기 전까지 몰랐다고 했습니다. '양성평등부'로 개편하는 정도로 논의가 됐는데, 갑자기 발표된 건, 후보의 결단이라고 했습니다.

[원희룡/국민의힘 선대위 정책본부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솔직히 그 공약은 우리 정책본부에서 한 건 아닙니다. 내부에서 논란이 많이 있었는데 후보가 최종 결정을 한 거죠. 내용에 대해서는 이 양론이 많이 있었거든요.]

나경원 전 의원 역시, 여성가족부가 아직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정책집행 능력이나 효율성 등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로 가야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나경원/전 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저 개인적으로는 여성가족부가 아직도 존재할 이유가 있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 문제가 너무 젠더 갈등 이슈로 이끌고 가고 있는 것이. 정치권 스스로 논의하면서 젠더 갈등 이슈로 가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입장, 결국 이준석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거 아니냔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 대표, 지난 해 대표 당선 직후부터 여가부와 통일부 폐지 등을 주장해왔죠. 대선 전략으로서 이대남 표심을 잡기 위한 '세대 포위론'을 윤 후보가 받아들였단 분석이 나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2030을 위시해서 세대 포위론 전략을 완성시키기 위해선 2030이 단순 지지율이 높은 것이 아니라 거기 더해 가지고 꼭 투표장에 갈만한 동인까지 만들어 내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어렵다고 보는 정치인들이 많아 가지고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이 있는데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민주당은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윤 후보가 '막장 연기'를 하고 있다고 표현했는데, 지지율을 위해 국민을 분열시키고 젠더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윤석열 후보가 이준석 대표의 감독 아래, 대놓고 막장 연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선대위와 후보가 오가면서 수시로 말을 바꾸더니 SNS 한 줄로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의아하기까지 합니다. 한마디로 '쇼잉 공약, 부실 공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제로 윤 후보는 당내 경선 당시엔 여가부 폐지에 대해 신중론을 폈었죠. 여가부 폐지론을 폈던 건 당시 유승민 하태경 후보였고, 윤석열, 홍준표 후보는 폐지론에 대해선 거리를 뒀습니다. 윤 후보가 내놓은 일곱글자 공약, 하나 더 있죠.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인데요. 홍 의원은 여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는데요. '청문홍답' 페이지에 "20대 미필 남성들의 표를 노린 공약"이란 비판이 올라왔는데, "그 공약 헛소리" 라고 쓰는가 하면 "군대를 안 가봐서, 모병제를 공약하지"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윤 후보는 최근 공약이 2030에 치중돼있는 거 아니냔 지적엔 이렇게 답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저는 뭐 남성이니 여성이니 하는 것을 분류하는 자체가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그런 시각을 자꾸 만드는 거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요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도) 자녀들에게 부모로서 도와줘야 된다는 부담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고 안정되게 자녀들의 미래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20대 남성만을 위한 거라고 보진 않습니다.]

어쨌든 윤 후보가 '이대남' 공략에 공을 들이는 건, 이준석 대표와 가까워지면서 나타난 변화라는 분석이죠. 오늘(10일) 선대위에는 청년본부장과 청년 보좌역들이 참석해서 마이크를 잡았는데요. 윤석열 후보 역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슬림화 되고 의사결정 과정이 좀 단축되고 또 제가 늘 말씀드리고 약속드린 것처럼 청년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많이 관여를 하다 보니까, 경쾌하고 발 빠른 행보들이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곱글자의 간결한 공약 제시 방식도 2030 실무자 중심으로 메시지팀을 전격 개편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AI 윤석열도 화제가 되고 있죠. 궁금한 점을 남기면 AI 윤석열이 공약에 기반에 자동으로 답하는 시스템입니다.

[AI 윤석열 : '김땡땡'님 질문 감사합니다. 저는 멀리서, 멀리서 두 분을 응원하겠습니다. 에너지 넘치게 파이팅. 감사합니다.]

[AI 윤석열 : 아쉽지만 프로그램의 한계입니다. AI 윤석열의 '도리도리'가 구현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 AI 산업 부흥을 함께 이뤄내겠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질문도 있었는데, 실제 사이트에 가봤더니 질문이 많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복제돼 유행하는 이른바 '밈'처럼 되고 있단 얘기도 나오는데, 지지율로도 이어질까요. 이 대표는 윤 후보의 변화가 이번 주 여론조사에 반영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는데, 지켜보도록 하고요. 반면 윤 후보와 멀어진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김종인 전 총괄 선대위원장과 홍준표 의원입니다. 이 대표는 두 사람 모두 선대위에 모셔야 한다는 입장이죠. 특히 지난 주 선대위를 떠난 김 전 위원장의 경우, 당장 돌아오긴 어렵더라도 계속 노력을 기울일 거라고 했습니다.

[김철근/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박근혜 대통령 선거할 때도요. 결국, 막바지에 김종인 위원장께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손을 들어준 적이 있거든요. 그런 지점들을 봤을 때 김종인 위원장께서 결국 어떤 형태, 또 어떤 수준으로 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김종인 위원장님을 끝까지 잘 모시려고 해야 된다.]

김 전 위원장 떠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죠. 일단은 선을 긋고 있는데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와) 만나서 할 얘기가 있으면 하겠지만, 내가 뭘 조언하고 도와주겠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여가부 폐지 등 이대남 표심 잡기 전략도 비판했는데요. "일방의 얘기만 듣고 결정하면 반대쪽에서 나오는 소리 들을 수 없다", "약자와의 동행은 어디로 가버렸느지 없어졌다"고 한 겁니다. 윤 후보와 멀어진 또 한 사람, 홍준표 의원 역시 이미 대구 선대위 고문으로 참여 중이라면서, 적극적 선거 참여에는 선을 그었는데요. 윤 후보의 러브콜에 '원팀' 언급은 뜬금없다고 공포했습니다.

[홍준표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윤후보의 추락원인은 측근들 준동,후보의 역량부족. 가족비리로 인한 공정과 상식의 상실이 그 이유 입니다. 그걸 해소하는데 주력 해야지 뜬금없이 원팀 운운하는 것은 천부당 만부당한 소리입니다.]

이준석 대표는 오늘 김종인 전 위원장을 직접 만날 거라고 하는데, 선대위 재합류를 기대하는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홍준표 의원에 대해서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데, 들어가서 얘기해보고요. 이제 대선이 58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윤 후보가 최근의 하락세를 만회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다정회에서 전해드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 "여가부 폐지"로 젠더 논쟁…민주 "이준석 감독 아래 막장 연기" >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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