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까지 망치려 하고 있다" 강력 경고
"야권 단일화 없이 2, 3등 싸움" 단일화 역설
지난해 9월 7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후보 1차 경선 후보자 3대 정책공약 발표'에서 홍준표(왼쪽),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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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리고 제대로 판을 보고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황 대표 시즌2'로 간다."
홍준표 의원, 10일 페이스북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 비판에 나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극렬한 보수 지지층의 '사탕발림'에만 매몰돼 민심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으면서다.
앞서 홍 의원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향해 '틀튜브'라고 맹비난을 쏟아붓기도 했다. 틀튜브는 어르신을 의미하는 틀니와 유튜브를 합친 말로, 극우 성향의 유튜버들을 조롱하는 단어다.
홍 의원은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강경 보수 성향의 유튜버에 휘둘리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매일 큰일 났다. 문재인 벌벌, 멘붕, 홍준표 폭망을 외치면서 노인층을 세뇌하는 일부 유튜버들 때문에 우리 당이 망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아직도 그런 사이비 유튜버들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이 다수 있다는 것이 통탄할 일이다. 황(교안) 대표에게 붙어 180석을 외치던 그 사람들이 이젠 윤석열 후보조차 망치고 있다. 정신 차립시다."
홍 의원이 걱정하며 떠올린 건 2020년 4·15 총선이다. 문재인 정부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진 당시 선거에서, 황교안 전 대표가 이끌었던 미래통합당은 강성 보수 지지층 여론에만 취해, 보수 정당 역사상 가장 적은 의석을 얻으며 참패했다. 중도 확장보다는 집토끼 잡기에만 골몰하며, 민심을 읽어 내지 못한 패착이 컸다.
홍 의원은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선대위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고 경고에 나선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滅共)' 발언을 국민의힘 인사들이 연이어 SNS를 통한 '멸공 챌린지'로 정치 쟁점화하고 나서는 등 최근 행보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강성 보수 지지층 경계... 야권 단일화 없이는 2, 3등 싸움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대구 북구 엑스코 인터불고 호텔에서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둘은 이날 2022 대구·경북 신년교례회 참석차 현장을 찾았다가 만났다. 대구=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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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은 판세를 뒤집을 특단의 대책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역설했다. 단일화 없이는 야권 후보끼리 2, 3등 하며 끝났던 19대 대선의 재판이 될 것 같다는 우려다.
홍 의원은 소통플랫폼 청년의꿈에 한 누리꾼이 '윤석열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단일화 없이 이길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건네자, "단일화 안 하면 탄핵 대선(19대 대선)처럼 야당 후보들은 2, 3등 싸움만 할 뿐"이라고 답하며,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7년 5월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1.08%를 얻어 당선됐다. 야권 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24.0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1.41%),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6.76%)로 갈라졌다. 당시 홍 후보와 안 후보의 표만 합산해도,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런 후회 때문인지, 홍 의원은 5일 자신의 사무실을 찾은 안철수 후보의 최측근인 권은희 의원에게 '2017년 대선 상황을 만들 생각 말라는 말을 안 후보에게 꼭 전해달라'고 신신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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