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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요즘 尹은 ‘이준석 스타일’…이대남 겨냥 광폭 행보 득점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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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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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껄끄러운 관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6일 극적인 봉합이 있었지만, 두 사람은 여러 지점에서 생각과 정서가 다르다는 평가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국민의힘 내에서는 “윤 후보의 최근 행보는 한마디로 이준석 스타일”(당 관계자)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여성가족부 폐지나 병사 봉급 월 200만 보장 등의 공약을 잇따라 내놓는 윤 후보의 모습이, 지난해 6월 전당대회에서 여성할당제 폐지, 반(反)페미니즘을 내걸고 바람을 일으킨 이 대표와 똑 닮았다는 것이다.

윤 후보의 ‘변신’에 이 대표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 대표는 1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의 정책·공약에 대한 젊은 층의 반응이 정말 좋다”며 “여론조사에 반영되기까진 시간이 조금 필요하지만, 조만간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가 제시한 ‘연습 문제’인 도시락 배달 라이더 일정도 주 중에 소화할 예정이다.



“20·30 남성 완승했던 오세훈 모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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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인천역 앞 광장에서 산업화?교역일번지 인천지역 공약 발표를 마친 후 시민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2.1.10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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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가 이 대표를 벤치마킹하다시피 하는 것은 등 돌린 20·30대 표심을 붙잡기 위해서다.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청년의 보수화’라는 말이 정치권에서 돌 정도로 젊은 층의 반(反)여당 정서가 상당했지만, 최근 윤 후보는 각종 20·30대 지지율 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보다 열세다. 당 관계자는 “이대남(20대 남성) 지지율부터 먼저 회복한 뒤 세대별 맞춤 공약을 순차적으로 내놓는 전략으로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앞서는 세대포위 구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인사는 “젊은 남성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압도했던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오세훈 모델’을 참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방송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여성(오세훈 40.9%, 박영선 44.0%), 30대 여성(오 50.6% 박 43.7%)에서는 접전 양상이었지만, 20대 남성(오 72.5%, 박 22.2%)과 30대 남성(오 63.8%, 박 32.6%)에서는 오 후보가 큰 차이로 이겼다.

윤 후보가 SNS에 단문 형식으로 파격 공약을 내놓는 것은 이재명 후보와의 이슈 주도권 대결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계산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그간 이 후보가 탈모 건강보험 공약, 토지이익배당제 등을 제시하며 논란 속에서도 정책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던 데 반해 “윤 후보는 내부 갈등만 부각되고 정책이 묻힌다”는 지적이 국민의힘 내부에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등 공약을 놓고 여당이 공세를 퍼붓는 등 쟁점화하자 “정책 이슈를 선점했다는 측면에선 나쁘지 않은 신호”(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라는 자체 평가가 나왔다.



野 일각 “단기 표심 노린 즉흥 공약, 독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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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일 여의도 새시대 준비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열린 영입 인사 환영식에 참석한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가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 네트워크 대표에게 환영의 목도리를 걸어주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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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이준석식 행보’가 대선 국면에선 생각보다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야당의 전직 의원은 “이슈 몰이로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전당대회와 달리 전국 단위 선거인 대선에서는 가벼운 행보만 반복하면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보수진영이 내걸었던 ‘경제 민주화’ 등 굵직한 어젠다가 아니라 일시적 파급력에만 초점을 맞춘 단발성 공약만 내놓다가는 조만간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취지다.

깜짝 영입된 신지예 전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사퇴한 직후 돌연 여가부 폐지 등의 공약이 쏟아지는 것을 두고 “단기 표심을 노린 즉흥적인 정책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당 초선의원)는 당 안팎의 우려도 적지 않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이날 윤 후보의 병사 봉급 인상 공약에 대해 “월 200만원이 안 되는 부사관 등의 월급은 어떻게 할 거냐”고 의문을 제기했고, 홍준표 의원은 같은 날 “그 공약은 헛소리”라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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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변화와 쇄신’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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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의 젊은 남성 지지율이 상승하더라도 대선 직전 젠더 갈등 이슈가 폭발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익명을 원한 국민의힘 여성 의원은 “여가부 폐지 등은 다른 측면에선 여성의 반발을 부를 수 있는 양날의 검 같다”고 공약 수위 조절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반면 김철근 당대표실 정무실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대남 뿐 아니라 이대녀(20대 여성)들을 위한 공약도 곧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 후보는 20·30대 남성에만 공약이 치중된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남성이니 여성이니 분류하는 시각 자체가 적절치 않다”며 “병사 봉급 인상의 경우 병사의 부모님도 부담을 더는 등 꼭 20대 남성만을 위한 공약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병사들이 젊은 시기에 헌신과 희생으로 국가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면, 최저임금도 보장하지 않는 것은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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