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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감성 정치’ 매달리는 대선주자들… 필요한 공약엔 ‘갈지자’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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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없는 공약경쟁 비판론

李, 양도세·지원금 ‘오락가락’

탈모약 건보 당내서도 이견

尹, 노동이사제는 번복 가능성

여가부 폐지 젠더 갈등 부채질

연금·노동개혁 주요 정책 외면

“정체성 불분명 신뢰 상실” 지적

세계일보

사진=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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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 후보가 유권자 감성을 파고드는 생활밀착형 공약과 함께 사회적으로 견해차가 큰 논쟁적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상대를 흠집 내려는 네거티브에서 벗어나 정책 경쟁에 나선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여야 후보 모두 국정 운영의 축이 되는 주요 정책에 대해서는 ‘말 바꾸기’를 반복하거나 정체성이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며 공약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각각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석열씨의 심쿵 공약’이라는 이름으로 생활밀착형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또 유튜브 방송에 활용할 1분 미만 영상인 ‘쇼츠’ 제작에도 공들이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9일 ‘박사 안철수의 철책상’이라는 공약 발표를 시작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안을 소확행 공약으로 처음 내놓은 뒤 이날까지 총 43개의 공약을 발표했다. ‘등하굣길 안전 하교제’, ‘오토바이 소음 근절’ 등 메가 이슈는 아니지만 사회에 꼭 필요한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 중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검토’는 큰 반향을 일으키며 관심을 끌었다.

지난 6일 당 내분을 봉합한 윤 후보는 상대적으로 뒤늦게 비전 경쟁에 뛰어든 만큼 최근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윤 후보는 ‘택시 운전석 보호 칸막이 설치 지원’과 ‘음주운전 예방에 주세(酒稅) 활용’ 등을 심쿵 공약으로 발표했다. 지난 8일에는 이준석 대표,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과 함께 ‘59초 영상’에서 전기차 충전요금 동결과 지하철 정기권과 버스 환승을 연동하겠다는 공약을 익살스럽게 소개하기도 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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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윤 후보 모두 굵직한 정책 방향에서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노동·연금 개혁 등 정작 필요한 공약은 외면하고, 일관성 있게 국민을 설득하기보다는 당장의 표를 의식한 ‘감성 정치’에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금 문제의 경우 이 후보는 국민을 설득해 고갈 시점을 늦추는 개혁에 대해선 언급조차 없고, 윤 후보는 “국민 대타협을 거친 ‘그랜드 플랜’을 만들겠다”며 원론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난제를 풀어가는 국가 지도자로서 역량과 집권 후 약속 이행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그만큼 국민을 헷갈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1인당 최소 50만원씩 전 국민 지원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가 이를 철회한 뒤 재추진, 또 보류 등 입장을 여러 번 바꿨다. 탈모약 건보 적용 문제만 해도 “희귀성 질환도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고 있는데 이걸 하는 게 과연 맞느냐”는 당 내부 이견이 나온다. ‘양도세 중과 유예’ 입장도 이 후보의 부동산 불로소득 100% 환수 철학과 배치된다.

윤 후보도 그간 “문재인정부의 가장 큰 잘못은 국민 갈라치기”라고 질타하며 ‘국민 통합’을 내세웠다. 하지만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자 2030 남성 공략에 나서며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행보라는 지적이다. ‘갈라치기 정치’를 따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후보는 앞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에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법안 처리에 반발하며 퇴장하기도 했다.

이현미·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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