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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훈센 캄보디아 총리, 쿠데타 후 첫 미얀마 방문…‘군정’ 흘라잉 사령관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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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정, 레드카펫 환대

“또 다른 ‘킬링필드’ 옹호말라” 초상화도 불태워

헤럴드경제

훈센(왼쪽) 캄보디아 총리와 미얀마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7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만나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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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쿠데타 군부가 집권 중인 미얀마를 7일 방문,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났다. 지난해 2월1일 군부 쿠데타 이후 해외 정상이 미얀마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훈센 총리 페이스북과 외신 등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이날 오후 미얀마 수도 네피도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공항에서 운나 마웅 르윈 외교장관 등 군사정권 인사들의 환영을 받았다. 이후 레드카펫 위에서 의장대를 사열했다.

공항에서 마스크와 의료장비 전달식을 마친 훈센 총리는 이후 이동해 흘라잉 사령관과 면담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AP 통신은 미얀마 공보부를 인용, 훈센 총리와 흘라잉 사령관이 양국 유대 관계 및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을 포함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캄보디아는 미얀마도 회원국인 아세안의 올해 의장국이다.

훈센 총리는 이번 방문이 아세안 의장으로서, 쿠데타 사태의 평화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는 미얀마행을 앞두고도 이번 방문을 통해 지난해 아세안 정상들이 쿠데타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합의한 ‘즉각적 폭력 중단’ 등 5개 항을 지키도록 흘라잉 사령관을 압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방 국가들과 인권시민단체들은 쿠데타 이후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고립이 심화하고 있는 미얀마 군정에 손을 내미는 결과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문민정부를 이끌다 쿠데타 직후부터 가택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반군부 인사들과 면담을 군부가 불허한다는 방침도 부정적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아세안 회원국 중 군정에 비판적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금주 훈센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한 뒤 SNS에 “방문에서 평화와 관련해 중대한 진전이 없다면 아세안 회의에는 미얀마의 비정치적 대표만 참석해야 한다”고 적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아세안은 지난해 4월 특별정상회의에서 합의된 5개 합의사항을 군정이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정상회의에 흘라잉 사령관 참석을 불허하는 등 외교적 압박을 가해왔다.

한편 훈센 총리의 방문을 전후로 미얀마 곳곳에서는 훈센 총리의 사진을 불태우고 그를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의 사진들이 현지 SNS에 올라왔다.

일부 시민은 “또 하나의 킬링필드를 옹호하지 말라”는 현수막을 펴들기도 했다.

‘킬링필드’는 1970년대 크메르 루주 정권 시절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양민 대학살 사건이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면서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한 뒤 1년 가까이 반군부 세력을 유혈 탄압해오고 있다.

현지 상황을 감시하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의 폭력으로 인해 1400명 이상이 숨지고 1만1300여명이 체포·구금됐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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