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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오미크론' 변이 확산

코로나 급증 한국 비웃던 일본…오미크론 폭증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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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이 오미크론 변이종 확산에 따라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작년 10월 말~12월 중순 하루 확진자는 300명 이하로 안정세를 유지했으나 올 들어 며칠 새 확진자가 두세 배 뛰는 등 오미크론의 빠른 전파력에 방역망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오미크론을 막기 위해 작년 11월 말 서둘러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 조치 등을 내렸으나 상대적으로 관리가 느슨했던 오키나와·야마구치 미군기지 등을 통해 감염이 확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연말연시 연휴 약 일주일 동안 귀성·여행 등으로 유동인구가 많았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7일 요미우리·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개월 반여 만에 6000명을 넘었다.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6일 4475명으로 작년 9월 18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6일 수치는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 확진자(515명)의 8.7배 수준이고 이틀 전인 4일(1267명)의 3.5배에 달한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달 초에는 100명대, 지난달 말에는 500명 안팎을 유지했으나 올 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7일 도쿄지역 확진자는 922명으로 9월 1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주 금요일인 지난달 31일(78명)의 11.8배 수준이다.

오미크론 감염자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이날 "작년 말부터 지난 5일까지 일주일간 확진자 중 59.9%가량이 오미크론 감염자로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작년 12월 14~20일 도쿄지역 확진자 중 오미크론 감염자 비율은 5.1%로 추정되는데, 그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난 셈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최근 전문가회의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20일부터 일주일간 코로나19 확진자 중 오미크론으로 의심되는 비율은 16%였지만, 12월 27일부터 일주일 동안 그 비율이 46%로 크게 증가했다. 작년 12월 27일부터 일주일간 확진자 중 오미크론 비율은 히로시마 75%, 야마구치 71%, 오사카 60%, 교토 75%, 오키나와 73%로 추정된다. 닛케이는 니시무라 히로시 일본 교토대 교수를 인용해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오사카부와 교토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배로 되는 데 이틀이 채 걸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오미크론 확산의 발단으로 지적되는 곳은 미군 부대다. 일본의 주요 지역 중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른 곳이 미군 부대 주둔이 많은 오키나와, 야마구치 등이고 이곳에서 상대적으로 방역 조치가 느슨했던 미군 기지를 통해 오미크론이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 등의 분석이다.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는 "오미크론 감염 확대의 큰 원인 중 하나가 미군 기지라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7일 오키나와의 확진자 수는 1414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져 이틀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오키나와의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키나와의 확진자는 4일 225명, 5일 623명, 6일 981명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주일 미군은 작년 9월 3일부터 12월 하순까지 미국에서 일본으로 배치되는 부대원이 출발할 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지 않는 등 느슨한 방역체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PCR 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일본 정부가 대응을 요구했을 땐 이미 기지 내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기지 밖으로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었다고 일본 언론은 분석한다.

일본은 오미크론을 막기 위해 작년 11월 말 신속히 외국인 신규 입국을 금지하는 등 미즈기와 대책(공항·항만에서의 방역대책)을 강화했지만, 미군 부대에서 구멍이 뚫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6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통화하며 주일 미군의 외출 제한을 포함해 감염 방지책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일본 정부는 작년 10월 기시다 후미오 총리 내각이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준긴급사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키나와·히로시마·야마구치에 대해 9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음식점 영업 시간 제한 요청 등이 내려지는 만연 방지 등 중점 조치(준긴급사태)를 적용하기로 했다.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은 작년 12월 1일부터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3차 접종을 시작해 현재 0.6%의 3차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한편 도쿄에선 음식점 식사 인원 제한을 8명(백신 접종 증명서가 없을 경우)에서 4명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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