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테르팍스통신 등 외신들은 전날 평화유지군 2500여 명이 투입되는 등 카자흐스탄 도심 내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대한 군경 합동 진압이 이날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가 벌어진 지 엿새째인 이날 카자흐스탄 내무부(경찰)는 "지금까지 (시위 가담자) 3000명 이상이 체포되고 26명이 사살됐으며 18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또 내무부는 "모든 도시의 시정부 청사가 재탈환됐다"고 덧붙였다.
군경의 시위대 무력 진압 작전은 전날 새벽부터 시작됐다. 경찰·평화유지군과 시위대가 밤새 충돌하면서 도시에 있는 대통령 관저와 시장 집무실 등이 불에 탔다. 거리에는 폭발음과 총성이 이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소요 사태가 계속되자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이날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고 일컬으며 이들에게 사전 경고 없이 발포하는 것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시위 장기화로 카자흐스탄 전역에서 인터넷이 끊기면서 비트코인 채굴도 영향을 받았다. 카자흐스탄은 전 세계 비트코인의 18%를 채굴하는 등 채굴량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가 중 하나다. 채굴이 중단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8% 이상 급락해 한때 4만1000달러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위가 장기화하고 군 병력의 카자흐스탄 주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우라늄 가격과 국제유가는 폭등했다. 카자흐스탄은 전 세계 우라늄의 약 40%를 생산하는 우라늄 수출 1위 국가다.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면서 6일 우라늄 가격은 전날보다 3.52% 오른 파운드당 4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록한 43.65달러에 비해서는 약 7.67% 상승했다. 카자흐스탄 최대 유전인 텡기스를 운영하는 셰브론은 일부 시위 참가자가 철도를 훼손해 원유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유가도 1% 이상 올랐다. 외신들은 러시아의 이번 군사 개입에 대해 카자흐스탄 독립 3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폭력 사태를 신속히 진압하고 석유·우라늄 생산지인 중앙아시아에서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크렘린궁의 도박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은 러시아 등의 파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진압 과정에서 인권침해와 주요 기관을 점거하려는 외부 세력의 움직임이 있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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