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레터 이브닝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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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언론학자, 특히 정치커뮤니케이션 연구자들이 이번 대선 과정에서 연구할 주제가 있다면 단연 '삼프로TV 현상'일 거예요. '삼프로TV'는 유튜브 경제전문 채널인데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출연한 영상이 1천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이른바 '흥행몰이'하는 이유를 언론학자들이 주목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거죠. '삼프로TV 현상'이 국민의힘 선대위 해체와 김종인-윤석열 결별에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오늘(6일) 윤 후보와 결별 사유를 설명하면서 '삼프로 TV'를 언급했어요.
사진=삼프로TV 화면 갈무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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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윤석열의 삼프로TV 출연 몰랐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서 선대위에 합류해서 윤석열 후보와 결별하기까지 과정을 얘기했어요. 김 전 위원장은 후보 일정이나 당 인선도 보고받지 못했다, 즉 패싱 당했다면서 작심 비판했는데요, 윤 후보가 '삼프로TV'에 출연하는 것도 몰랐다고 하네요.
▶ 진행자: 지금 보도에 따르면 위원장님께서 선대위 개편 결심을 굳힌 결정적 계기로 조금 전에 메시지 관리를 여러 차례 강조하셨기 때문에 퍼뜩 떠오르는 기억에서 질문드리는 건데요. 그 결정적 계기가 윤석열 후보가 족발집에서 반값임대료 프로젝트 발표하는 장면을 보고 이건 안 되겠다, 이렇게 결심했다는 보도가 있던데 맞습니까?
▶ 김종인: 그것뿐이 아니에요. 지난번에 윤석열 후보께서 삼프로라고 하는 프로그램에 나가셨는데 그 프로그램 자체에 나갔을 적에 전혀 제대로 된 준비가 되지 않아가지고 그 프로그램이 끝나고 난 다음에 여론을 보면 아주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이 됐어요. 그러니까 그런 것을 제대로 뒷받침을 못해주니까 그런 결과가 생기는 거예요.▶ 진행자: 그러면 삼프로TV 나갈 때 위원장님도 모르셨어요? 거기 나가는 걸.
▶ 김종인: 나도 몰랐어요. 나가는 걸. 나는 나가는 것도 몰랐고 누가 준비하는 것도 몰랐고, 그런 등등 한 걸 갖다 내가 지난 한 달 가까이 보면서 도저히 이런 식으로 가선 안 되겠다 해서 내가 후보하고도 몇 번 의논한 거예요. 이런 식으로 가선 안 되겠다 말이야. 그러니까 본질적으로 변화를 가져와야 되겠다. 그래서 비서실과 그때 있었던 종합상황실과 합치를 해서 종합상황실에 관리해야 되겠다고 했는데 관리하려고 해도 그게 잘 안 돼요. 그러니까 근본적인 조직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 되겠다해서 조직개편을 하자고 얘기했던 거예요.
그러니까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삼프로 TV'에 나가는 것도 몰랐고 나가고 난 뒤 여론이 안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선대위 개편 카드를 꺼냈다는 거죠. 그게 두 사람의 결별로 이어졌고요. 이에 대해서 윤석열 후보는 오늘(6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 '적어도 김종인 전 위원장이 지휘하는 총괄본부에는 보고된 걸로 알고 있다'는 식으로 해명했어요. 근데 여기서 주목할 만한 발언이 있어요. "삼프로TV가 어떤 데인지도 정확히 모르고.."라는 부분이에요.
윤석열 "삼프로TV가 어떤 데인지 몰랐다"
윤 후보의 발언은 전체적으로 김종인 전 위원장의 비판에 대해 해명하는 내용이에요. 장외로 나간 김 전 위원장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도 엿보이고요.
"삼프로 TV에 출연 좀 하라고 선대위에서 얘기해서, 저도 어떤 데인지도 정확히 모르고 주식시장이라든가 우리나라 금융시장, 시장경제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생각을 얘기하면 된다고 해서 저도 그렇게 참석을 했기 때문에 그 내용이 총괄 위원장께 까지 보고가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최소한 총괄 위원장께서 지휘하시는 총괄 상황본부에는 아마 다 보고되고 협의가 다 끝나서 저한테 참석을 하게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서 삼프로TV를 몰랐다는 부분이 눈에 띄는데요,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해명하는 말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새로운 미디어의 영향력이 날로 확대되는 여론 지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듯하네요.
사진=유튜브 '삼프로TV' 갈무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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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도 아닌데 조회수 1천만
유튜브 경제전문 채널 '삼프로TV'는 주식투자에 도움을 받으려는 젊은 층이 주로 구독하죠. 여기에 대선주자들이 출연했는데요, 지난달 25일에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출연한 영상이 공개됐어요. 이후 심상정 안철수 후보 편도 공개됐고요. 4편의 동영상 조회 수가 1천만을 넘었어요. 폭발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죠. 댓글에는 지지하는 후보를 옹호하거나 지지하지 않는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도 많았지만, 후보들의 경제 정책을 차분하게 검증할 수 있었다는 반응도 많았지요. '지상파 TV가 못 한 걸 삼프로TV가 했다'는 식의 반응은 지상파에게는 뼈아픈 지적이죠.
왜 인기인가?
삼프로TV의 이진우 공동대표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해 볼게요. 우선 기획의도에 대한 내용이에요.
"각 후보 생각이 참모 아이디어인지, 후보 자신의 아이디어인지, 또 각 이슈에 어느 정도로 깊이 있게 생각했는지, 후보 공약에 대한 부작용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유권자들의) 궁금증이 많았는데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우리는 그런 부분을 들어보려고 했다. (섭외에 응한 만큼) 두 후보도 이 취지에 공감했으리라고 본다."
경제 정책에 대해 대선후보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유권자로는 궁금한데, 그 궁금증을 해소할 방법이 마땅히 없어서 후보 출연을 기획했다는 거죠. 이재명 후보가 맞토론을 제안해도 윤석열 후보가 회피하는 상황이어서 토론을 통한 후보 검증이 실종됐고 그런 검증 갈증 상황을 잘 읽어낸 기획으로 보이네요. 대담의 내용도 검증에 충실하려고 했다는군요. 이 대표의 인터뷰 조금 더 보시지요.
"다양한 매체가 공조해 다양한 기회를 많이 만들다 보면 깊이 있는 질문이 오갈 수 있지 않을까. 실제 앞서 토론이라고 하는 걸 보면, 질문을 하나 던지면 답변이 하나 나오고, 다른 질문으로 넘어간다. 나열식의 질의응답은 철학의 깊이가 있는 후보와 단기 공부한 후보를 구별하기 어렵게 만든다. 제대로 된 토론을 하려면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답변이 나오면 그 답변에 대한 재질문, 재답변, 재재질문, 재재답변을 통해 끝을 봐야 한다."
지상파TV의 토론 방식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읽히네요. 지상파의 한계는 분명히 있지요. 지상파는 선거방송 규제를 받기 때문에 특정 후보를 출연시키거나 배제할 수 없고, 토론이 이뤄지더라도 발언 시간 등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기계적인 중립에 그치는 경우가 많죠. 시간의 제약으로 무한정 토론을 편성할 수도 없고요. 방송사의 재량권이 미미하다는 거죠.
지상파도 못 했는데…
삼프로TV는 이러한 지상파 TV의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죠. 지상파에서는 얼렁뚱땅 시간을 넘기거나 비본질적인 질의응답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후보의 비전과 자질 등을 제대로 검증할 수 없거든요. 삼프로TV는 그런 한계를 넘어 후보의 생각을 깊이 들여다 보면서 시청자가 판단할 수 있게 설계된 점이 흥행의 비결로 분석이 되고 있죠. 유권자의 갈증을 풀어줬다고 할 수 있겠죠?
다시 생각해 보는 언론의 역할
지상파와 유튜브는 제작의 형식과 내용, 주 시청자 등에서 많이 다르지만 '삼프로TV 현상'이 언론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죠. 특히 선거 관련 보도나 선거 토론 프로그램이 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유권자가 참정권을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게 해서 궁극적으로는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가 꽃피도록 하는 것, 그것이 '삼프로TV 현상'에서 언론이 배워야 할 교훈 아닐까요?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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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 컷
서울 여의도 지하쳘역 입구에서 연신 허리를 숙이며 인사하는 윤석열 후보 사진이에요. '지하철 시민 인사'는 이준석 대표가 제안한 3건의 '연습문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대표가 어제(5일) "연습문제를 드렸다. 어떻게 풀어주시느냐에 따라 앞으로 신뢰관계나 협력 관계가 어느 정도 될지 알 것이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윤 후보가 연습문제 푼 거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이준석 대표는 "관심 없다"면서 싸늘하게 반응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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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기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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