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번엔 여의도역에서 였다.
5일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 해체 입장 밝혔던 이준석 대표. 이 대표는 윤 후보 측에 "연습문제를 냈지만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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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6일 아침 8시부터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시민들에게 50분간 출근 인사를 했다. 영하 4도의 날씨였지만, 3초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며 90도 인사를 했다. 일부 시민들은 “윤석열 힘내세요”라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에이 뭐야”라며 역정을 내는 시민도 있었다.
이날 윤 후보의 출근 인사는 이 대표가 윤 후보 측에 제안한 '연습문제' 풀이의 성격이 짙다. 이 대표는 5일 신임 선대본부장을 맡은 권영세 의원을 만나 “윤 후보가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을 만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바닥 민심에 더 다가가야 한단 말이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여의도역 인근에서 지지자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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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젯밤 공개된 윤 후보의 6일 일정엔 출근길 인사가 없었다. 보통 대선후보의 일정은 전날 밤 공개된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제안을 했지만 거부당했다. 무운을 빈다”는 글을 남겼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는데, 윤 후보가 이 대표의 제안대로 아침 지하철역에서 깜짝 인사를 하게 된 것이다. 이 대표도, 기자들도 미리 알지 못한 일정이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아침 출근길에 이 대표 상황을 후보께 보고 드렸다”며 “후보가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해 지하철역에 바로 가게 됐다”고 했다.
현장에 윤 후보와 함께 있던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께서 '쇼처럼 보일수 있다'며 언론에 알리지 말라고 했다”며 “울산합처럼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제안도 받아들일 것”이라 말했다. 윤 후보도 출근길 인사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출근하시는 시민들에게 힘이 되는 일이라면 언제든 하겠다"며 이 대표에게 또한번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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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대표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지하철 인사에 대해 “연락받은 적도 없다. 관심 없다. (연습문제를) 풀었다고 생각하지 말라”며 퇴짜를 놨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출근길 인사용 복장도 준비했지만, 후보가 입지 않았다. 후보가 일정을 거부했었던 것”이라 했다. 또 다른 이 대표 측 인사는 “이미 윤 후보에게 지하철 인사를 해야 한다고 수차례 말했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윤 후보 측에선 애초에 이 대표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선대위 재개편 이후 공약 발표 일정이 이어져 아침 인사를 넣을 여유가 없었을 뿐, 다른 날로 조율 중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윤 후보와 현장에 있던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왜 대표가 그렇게 받아들이시는지 모르겠다. 더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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