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들 성과급 방안 속속 확정
전년 초 보다 최소 1.5배 높은 수준
이자 수익 늘며 당기순이익도 크게 ↑
예대마진 극대화 전략에 비판 여론도
올해 시중은행의 연초 성과급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코로나19와 가계대출 규제 등 경영환경의 어려움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다. 다만 은행권의 수익개선 배경에는 대출금리 인상과 예대마진 극대화 전략 등이 자리하고 있어 내부분배가 적절했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성과급 규모는 300% 안팎으로 결정되는 분위기다. 직급에 따라 200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은행이 그동안 지급했던 성과급 규모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은행권 최고 성과급(200%)과 비교해도 1.5배 크다.
KB국민은행 노사는 임금단체협상을 통해 기준임금의 300%를 성과급으로 현금 지급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와 함께 리프레시 휴직제도를 도입해 장기근속직원에게 별다른 심사 없이 재충전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10년 이상 근속한 일반직원과 무기계약직원이면 신청할 수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성과급 협상을 마무리했다. 300%에 달하는 성과급과 보로금 차원으로 현금 100만원을 지급할 방침이다.
하나은행 역시 소속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성과급 규모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노사가 협상해 도출한 안에는 성과급을 300%로 지급한다는 방안이 담겼다. 이 중 250%는 전액 현금으로 선지급, 50%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은 추후 지급될 방침이다. 복지포인트 100만원도 제공된다.
금리인상 기조 속 성과급 잔치…비판 여론도
우리은행의 경우 아직 성과급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만큼 성과급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100%포인트가 넘는 성과급 인상이 타결된 배경에는 대폭 늘어난 은행들의 수익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4대은행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은 8조2700억원으로 ‘사상 최고 실적’으로 불렸던 1년 전(6조4670억원)과 비교해도 31.5%(1조803억원) 늘었다. 이에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노조가 협상 초 500%에 가까운 성과급 인상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지표 개선은 우대금리 축소와 예대마진 극대화 효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4~5%로 가계대출 총량이 제한되는 바람에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지 못했음에도, 기준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를 예금금리보다 빠르게 올리면서 막대한 이자수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에 성과급 수준이 지나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들이 혁신 서비스로 고객의 금융생활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줬다면 국민들도 납득하겠지만 지난해는 그렇지 않았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이들의 자금수요가 늘었고 대출금리를 빠르게 올려 이자수익을 많이 봤기 때문에 비판여론이 생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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