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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뉴스AS] 방역패스 ‘연 나이’ 접종은 ‘만 나이’…헷갈리는 ‘방역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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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방역패스 예외 ‘18살 이하’는 ‘연 나이’ 기준

올해 접종 가능한 ‘12살’은 생일 지난 2010년생

5~11살 접종 결정 땐 ‘만 나이’ 접종 유력한 듯

2010년생은 생일 전후 용량 달라져 추후 결정


한겨레

지난해 12월 21일 오전 경기도의 한 학교에서 찾아가는 학교 단위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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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 이하 연령은 접종증명·음성확인서(방역패스) 없이 시설 이용이 가능합니다.”

정부 발표만으론 방역패스나 백신 예방접종 대상이 누구인지 한번에 알기 어렵다. 한국의 나이 셈법이 △한국식 나이(출생 때 한 살) △만 나이(출생 때 0살, 1년 뒤 생일에 한 살) △연 나이(현재 연도에서 태어난 연도를 뺀 나이) 등 3개나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예방접종이 고위험군인 고령층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 데다, 방역패스도 성인부터 적용하면서 나이 구분이 고차 방정식처럼 복잡해졌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현재 정부 정책은 방역패스는 ‘연 나이’ 백신접종은 ‘만 나이’를 기준으로 각각 다르게 적용된다.

현행 방역패스 예외 ‘18살 이하’는 연 나이 기준


우선 행정기관 방역 조치인 ‘방역패스’는 ‘연 나이’가 기준이다. 현재 18살 이하인 사람은 방역패스 예외인데, 이때 ‘18살’이란 현재 연도인 2022년에서 18살을 뺀 2004년생을 말한다. 방역패스는 2003년 12월31일을 포함해 그 이전 출생자만 적용받는다는 얘기다.

올해 고3 되는 2004년생 18살, 방역패스 유효기간도 적용


3월1일(계도 기간 한 달 포함 4월1일부터 본격 적용)부터 ‘12~18살’에 시행되는 청소년 방역패스도 연 나이가 기본이다. 이에 따라 올해 고3이 되는 2004년생(18살)은 성년 방역패스가 아니라 청소년 방역패스를 적용받는다. 다만 이들은 ‘방역패스 유효기간 6개월’이 있다는 점이 다른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자들과 다르다. 정부가 올해 1월부터 2004년생도 2차 접종 후 3개월이 지나면 3차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지난해 10월18일 시작됐다. 이날 1차 접종하고 3주 간격으로 2차 접종했다고 가정하면 올해 5월7일에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만료된다. 이들은 3차 접종을 해야 만료일 없는 방역패스를 받는다.

청소년 방역패스 12~18살인데, 올해 12살 2010년생 제외


그동안 정부는 청소년 방역패스를 언급할 때 대상 연령을 ‘12∼18살’로 발표해왔다. 따라서 연 나이를 기준이라면 2010년생(12살)이 올해는 포함되는 게 맞다. 하지만 2010년생은 청소년 방역패스를 적용받지 않는다. 교육부가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대상을 ‘2009년 12월31일 이전 출생자’로 못 박았기 때문이다.

2010년생이 청소년 방역패스에서 제외된 이유는 무엇일까.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백신 예방접종 허가 기준을 ‘만 나이’로 잡은 까닭이다. 백신 허가 때 안전성과 효과를 검토하는 해외 임상 시험 자료가 만 나이 기준인 탓이다. 이에 국내 접종 대상도 만 나이로 정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국내에서 ‘12살 이상’에게 접종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따라서 2010년생은 자신의 생일 이후부터 백신 1차 접종이 가능하다. 2010년생이 올해 순차적으로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얘기다. 현장에서 생일을 일일이 확인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청소년 방역패스 대상에서 2010년생을 제외한 것이다.

작년 12살은 연 나이, 올해 12살은 만 나이로 예방 접종


‘예외’가 나이 구분의 고차 방정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예방접종은 만 나이로 이뤄지는 게 원칙이지만 2009년생은 예외적으로 연 나이로 예방접종을 받았다. 예방접종을 시작한 지난해 11월 당시 연 나이와 만 나이의 차이(최대 2개월)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2010년생은 1월 출생자와 12월 출생자 사이에 1년 가까이 시간 차가 있어 만 나이를 기준으로 예방접종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만 5~11살 접종 시, 2010년생은 생일 전후 용량 달라 ‘검토’ 대상


정부가 신규 접종을 검토 중인 ‘5∼11살’도 만 나이가 적용될 예정이다. 1∼2월께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어린이용 화이자 백신(성인 용량 3분의1 투여)이 실제 접종에 쓰이면 2010년생은 혼란에 빠질 가능성 있다. 생일이 지난 2010년생은 만 12살이어서 성인과 같은 용량의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반면 생일 전인 2010년생은 아직 만 11살이어서 어린이용 백신 접종 대상자가 된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1차 접종은 10㎍인 소아용 백신으로 받았는데 (생일이 지나) 2차 접종은 30㎍으로 받을 수 있어 명확하게 정리해야 일선에서 혼선이 덜 할 것”이라며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너무 복잡한 나이 기준, 명료하게 정리해야”


전문가들은 복잡한 방역 조치를 시민 관점에서 재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지난해 2월26일부터 백신 접종을 한 지 10개월이 됐는데 일목요연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여전히 있다”며 “정부 대책은 단순 명료하고 타당해야 따르기 좋은데 지금은 너무 복잡하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도 “가장 쉬운 연 나이로 접근하는 게 좋아 보인다”며 “정부가 혼란을 덜어줄 필요가 있겠다”고 밝혔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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