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현대자동차의 임인년 새해맞이 `영동대로 카운트다운` 행사에서 풍등 드론이 연출한 디지털 호랑이 모습. 코엑스와 영동대로 밤하늘을 걷는 듯한 거대한 기술쇼에 유비파이의 인공지능(AI) 기반 군집비행 기술이 반영됐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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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드론 개발 전문업체 유비파이가 군집비행 라이트쇼 부문 세계 시장 1위 수출업체로 발돋움했다. 국내외에서 이미 60차례 이상 쇼를 진행했고, 청와대 행사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글로벌 명품업체 등 대형 업체에서 드론쇼를 의뢰받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서울 관악구 봉천동 본사에서 만난 임현 유비파이 대표(사진)는 "레이싱드론을 개발하다가 2018년 동계올림픽에서 드론쇼를 본 뒤 우리가 더 잘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이후 1년 만에 군집비행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드론을 출시하면서 세계 각국에 드론을 수출하고 청와대, 현대차, 글로벌 명품업체 등 내로라하는 곳에서 우리의 드론 기술을 펼칠 수 있는 행사 기회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비파이의 강점은 단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군집비행 기술력이다. 1000대가 넘는 드론이 동시에 하늘을 날아 10여 분간 정해진 위치를 이동하며 형상을 구현하고, 밤하늘에 발광다이오드(LED)를 쏘면서 불꽃놀이 이상의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임 대표는 "리허설은 1~2번만 진행하고 본행사를 할 정도로 AI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년 새 유비파이의 라이트쇼 드론과 소프트웨어 패키지는 해외 20여 개국 공연기획사 40여 곳에 5000대 이상이 팔렸다. 경쟁사인 미국 인텔은 드론이나 군집비행 기술을 외부에 매각하지 않고 있고, 업계에서도 중국 업체보다는 한국의 유비파이 선호도가 앞서면서 사실상 세계 시장을 유비파이 스스로 개척하고 있다.
유비파이는 2020년 6·25전쟁 전사자 유해 귀환식 행사와 현대차의 2021년, 2022년 신년 카운트다운 행사, 글로벌 명품업체 기념식 등 수백 대 드론을 활용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벌써 2022년 말, 2023년 신년 행사 섭외가 올 정도다.
임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원거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드론쇼 시장을 더욱 키우고 있다"며 "옥외 마케팅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드론쇼를 주요한 수단으로 보고 예산을 반영하면서 연말 연초나 주요 기념일에 행사를 선점하려는 예약도 밀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유비파이의 드론 AI 기술은 드론쇼를 넘어 최근 군사를 비롯한 특수상황 전략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유비파이는 지난해 말 국방부가 진행한 자율주행경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수천만 원의 상금을 받고 과제수행에 나서고 있다.
동굴처럼 입구와 출구만 있고, 내부를 알 수 없는 약 50m의 통로에 들어가 사람 숫자, 위치, 장애물 유무, 특정 물체 인식 등 여러 가지 임무를 수행하는 실험에서 경쟁사보다 압도적인 포인트를 얻었다고 한다.
임 대표는 "SF나 전쟁영화에서처럼 드론을 띄워 테러 현장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최대한 사람이 다치지 않는 방향의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며 "방사능이 유출된 곳, 대형 산불이 난 곳에서 사람을 구출하거나 특정 물질을 배달하는 것 등을 사람 대신 드론이 수행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
유비파이의 목표는 자율비행으로 사람도 실을 수 있는 도심항공교통(UAM)까지 진화하는 것이다. 임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드론쇼의 기술을 보다 강화하고 최적화해 드론과 소프트웨어 및 쇼 진행 무전기 등 모든 장비를 패키지로 구성해 전문성을 높일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자율비행 드론으로 사람을 태울 수 있는 UAM 단계까지 기술을 발전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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