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 슬로건을 탈모약 건강보험 공약화로 패러디한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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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병원에 갔다. 셋 중 하나는 2030으로 보였다.”
대학원생 박아무개(25)씨는 4일 서울 종로5가 ㅂ약국에서 탈모약 처방을 받았다. 이곳은 ‘탈모인의 성지’로 불린다. 탈모약 값이 다른 곳보다 그나마 싸기 때문이다. 박씨는 “탈모약 건보(건강보험) 적용 공약에 2030들은 확실히 혹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쪽이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화 추진을 거론하자 전국 탈모인들이 들썩이고 있다. 선거캠프 청년플랫폼인 청년선거대책위원회의 ‘리스너 프로젝트’가 내놓는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의견에 이 후보가 관심을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탈모에 고민이 많은 이들은 새치도 잘 뽑지 않는다. 탈모인들이 모인 사이트에는 “탈모는 불치병” 등 절망적 문구들이 곧잘 보인다. 대선을 앞두고 ‘OOO을 뽑자’는 표현 대신 ‘OOO을 심자’라고 쓸 정도로 탈모에 민감하다.
“사람들이 탈모를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탈모약에 건보를 적용해주면 ‘이대남’들의 고통과 고민이 줄지 않겠나.” 엠(M)자 탈모 스트레스를 받는 대학생 이호빈(25)씨도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화 소식에 귀가 솔깃했다고 한다. 탈모약을 3년째 복용중인 직장인 김아무개(25)씨도 마찬가지다. “주변에서 탈모를 놀리는 등 스트레스가 심하다. 월 3만원 정도 쓰는 탈모약 비용이 부담이었는데 대찬성이다.”
국내 탈모인구는 1천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해 병원을 찾아 탈모 진료를 받은 이들도 역대 가장 많은 23만4780명에 이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탈모 환자 중 20대(남자 22.3%, 여자 18.6%), 30대(남자 25.5%, 여자 17.8%) 비율이 높다. 탈모 샴푸 업체 티에스(TS)샴푸는 지난해 4월 가수 지드래곤(34·권지용)을 모델로 기용했다. 탈모 고민이 많은 젊은 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청년세대가 아닌 중장년층도 탈모약 건강보험 공약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탈모인들 중에는 비싼 탈모약 값 부담 때문에 탈모 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를 먹는 이들이 있다. 전립선 치료제는 건강보험 대상이라 4분의 1정도 가격이다. 직장인 이아무개(50)씨는 “그동안 처방전을 받기 위해 전립선 촉진을 받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제대로 된 탈모약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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