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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사상 초유의 대선앞 '2월 추경' 급물살···李도 尹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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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새해 벽두부터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간 추경 논의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정부 설득’을 전제조건으로 달긴 했지만, 호응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예산 편성권을 쥔 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선을 목전에 둔 사상 초유의 2월 추경이라는 점에서 ‘선거용 돈 풀기’라는 비판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올해 초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논의를 공식화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소상공인ㆍ자영업자의 피해를 선(先)지원해야 한다는 이재명 대선후보의 주문도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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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냉장고 열어보는 이재명 대선후보 (부산=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부산경남 방문 이틀째인 2일 부산시 강서구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를 방문, 스마트 냉장고를 열어보고 있다. 2022.1.2 srbae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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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는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신년 추경’의 필요성을 나란히 강조하며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이 후보도 1일 부산신항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완전한 선지원, 후(後)정산 방식을 통한 대대적이고 선제 지원이 필요하다”며 “추경 편성이 되기를 기원하고 저도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추경 규모를 최대 30조원까지 편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 후보가 제시한 ‘최소 25조원’ 보다 5조원가량 큰 규모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정부 안을 만들고 야당 설득 작업까지 고려하면 이번 임시국회는 사실상 어렵다”면서도 “2월 임시국회를 어차피 소집할 텐데 빠르면 2월 15일 전에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李 “선제지원”, 尹 “얼마든지 논의”



여기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가 추경 편성에 원칙적 공감을 나타내면서 2월 추경 처리 가능성은 힘을 받는 모양새다.

윤 후보도 1일 선대위 전체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저와 우리 당은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과 행정부를 설득해 추경안을 국회로 보내라(는 입장)”이라며 “일단 행정부를 맡은 여당에서 정부와 대통령을 설득해 추경안을 국회로 보내면 얼마든지 정밀하고 신속하게 논의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어 “자영업자들이 지금 굉장히 힘들다. 그분들 피해 정도나 규모에 따라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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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청년보좌역들과 기념촬영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열린 선대위 신년인사회에서 청년보좌역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2.1.1 [공동취재] uwg80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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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도 “일단 정부 편성안이 나와야 논의를 할 수 있다”라면서도 “당장 소상공인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신속하고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우리도 똑같은 입장”이라고 했다. 지난 11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꺼내 들었다가 정부ㆍ청와대의 완강한 거부로 무산됐지만,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코로나19 추가 지원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다시 추경안 편성 논의가 불붙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부는 선을 긋고 있다. 우선 현 단계 거리두기와 이에 따른 지원 조치는 기존 예산으로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올해 1분기 손실보상금 500만원을 ‘선지급 후정산’ 방식으로 주는 지원책을 제시했는데, 이는 재정 측면에선 집행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지 새로운 재정이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 가능성 열어뒀으나 여전히 난색



코로나19 위기가 길어지고 방역 강화와 완화가 반복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이른바 ‘면역 효과’도 생겼다. 에컨대 소매판매액 지수의 경우 코로나19가 첫 확산기인 2020년 2월에는 전월보다 6.5% 감소했고 2차 확산기인 7월에도 6.1% 줄었으나 이후에는 감소 폭이 1% 안팎으로 축소됐다. 당장 추경을 편성해야 할 만큼은 시급하진 않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달 30일 비상경제 중대본회의 브리핑에서 “본예산, 기금, 예비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마련해놓은 지원 대책을 어떻게 빨리 신속하게 집행해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덜어 드리느냐에 총력을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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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예산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정치적인 논란도 의식했다.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경 편성에 나섰다간 자칫 정부가 대선에 개입할 수 있다는 비판에 휩싸일 수 있어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일 KBS 뉴스에 출연해 ‘추경에 동의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 문제는 자칫 선거(를 앞둔) 때에 선심성이라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니 이것은 국회에서…”라고 답했다.

하지만 거리두기가 연장되거나 추가 지원조치가 나올 경우 추가 재정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현재 정부가 보유한 기금 및 예비비 재원 등 이른바 손실보상 예산 ‘곳간’이 비어가는 상황이라서다. 또 그간의 관례상, 여당의 추경 압박을 정부가 계속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 결정에 피해를 보는 자영업계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文정부 들어 빨라지는 '추경 시계'



이에 정부는 정치권의 합의를 전제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김 총리는 “여야가 ‘빚을 내서라도 이분들(소상공인ㆍ자영업자)을 도웁시다’라고 한다면 논의가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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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1차 추경 처리 날짜.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문재인 정부 들어 추경을 앞당기는 일은 관례화됐다. 통상 2분기에 검토해도 논란이 됐으나 문 정부들어서는 1분기에 국회 제출까지 마치기도 했다. 2019년에는 3월 6일 문 대통령이 미세먼지 추경을 검토하라는 지시로 시작했고, 지난해는 이보다 빠른 2월 초에 당정청이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을 공식화했다. 올해는 대선 표를 의식한 여야의 정치적 계산에 따라, 이보다 더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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