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총리-쿠데타 수장 만남 일주일 가량 앞두고 발생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미얀마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훈센 총리 사진을 밟고 있는 모습. [킷팃미디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11개월째에 접어든 미얀마의 캄보디아 대사관 인근에서 폭발물 2개가 잇따라 터지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 가량 뒤에 있을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미얀마 방문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지 일간 크메르 타임스는 캄보디아 외교부 대변인이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 31일 양곤의 주미얀마 캄보디아 대사관 인근에서 2건의 폭발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1일 보도했다.
오전 10∼10시30분 사이 대사관에서 각각 100m와 15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차례로 폭발이 일었다고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로 인한 부상자나 피해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당국은 폭발물이 사제폭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면, 현재 배후 등을 조사 중이라고 대변인은 전했다.
이와 함께 대사관에 대한 보안 조치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폭발은 오는 7∼8일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미얀마 공식 방문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일어났다.
훈센 총리는 지난해 2월1일 쿠데타 이후 미얀마를 찾는 첫 해외 정상이다.
대변인은 이번 폭발 사건으로 총리의 미얀마 방문에 영향이 있는 지와 관련, 방문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고 다른 현지 매체는 전했다.
훈센 총리는 미얀마 방문 기간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군정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캄보디아는 미얀마도 회원국인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올해 의장국이다.
팔꿈치 인사하는 미얀마 군정 외교장관(왼쪽)과 훈센 캄보디아 총리. 2021.12.7 |
훈센 총리는 캄보디아가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미얀마가 최근 아세안에서 배제되는 상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지난해 10월 아세안 정상회의에 흘라잉 사령관의 참석을 허용하지 않았다.
같은 해 4월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합의됐던 즉각적 폭력 중단 등 5개 합의사항을 군정이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아세안 정상회의'에도 배제는 계속됐다.
그러나 훈센 총리는 지난해 12월부터 아세안의 미얀마 배제는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내친 김에 미얀마 방문 계획까지 발표했다.
미국 등 일부 서방국가와 인권단체들은 캄보디아가 미얀마 군정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내왔다.
훈센 총리는 그러나 미얀마 쿠데타 위기를 해결할 기회를 자신에게 달라면서, 미얀마 방문은 군정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통상적인 외교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압승으로 끝난 작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면서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한 뒤 반군부 세력을 유혈 탄압해오고 있다.
미얀마 상황을 감시하는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의 폭력으로 인해 1천380명 넘게 숨지고 1만1천200여명이 체포·구금됐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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