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통합·민생’ 강조하며 윤석열의 정권심판론 에둘러 공격
민주당 “골든크로스 왔다” 낙관론 속 “데드크로스” 경계론도
코로나 전담병원 찾은 이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에서 두번째)가 31일 코로나19 전담병원인 경기 고양 자인메디병원에서 류은경 병원 이사장에게 경·중증 환자실 현황 등의 설명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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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가 왔다”고 자신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잇따르자 낙관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 후보와 지도부는 ‘실용정부’ ‘통합정부’ 구상을 강조하며 골든크로스 굳히기를 시도하고 있다.
여권 안팎에선 “윤 후보 하락에 따른 데드크로스”라며 겸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이 후보도 윤 후보의 거친 언행에 그동안과는 달리 신중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예상보다 이르게 찾아온 지지율 역전 구도에 여권의 평가와 대응이 엇갈리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31일 의원총회에서 “드디어 골든크로스 비등점이 만들어지게 된 것 같다”며 “더욱 겸손한 자세로, ‘민주당이 부족했다, 더 열심히 하겠다’는 자세로 새해를 맞이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이 후보에 대해 “삼프로TV를 보니 내용이 꽉 찬 사람이다. 막힘이 없다”고 평가한 반면, 윤 후보에 대해선 “정책이나 비전이 너무 빈약한 게 드러났고 내부 분열 때문에 지지도가 떨어진 것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동연·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까지 염두에 두면서 “지지율 50%를 넘겨야 1 대 1 구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 후보가 (신년 회견에서) 정책적 연대를 통한 통합정부 구상을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예상보다 빨리 골든크로스 시점이 온 것 같다”며 “윤 후보를 신경 쓰지 않고 집중했던 이 후보의 민생 행보가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내부에선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KBS 라디오에서 ‘골든크로스인가’라는 물음에 “아니다. 겸손(해야 한다)”이라고 몸을 낮췄다. 강 본부장은 “남한테는 무자비하고 자신한테는 관대한 모습이 ‘윤석열식 공정’이었나라는 데서 데드크로스가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강 본부장은 “지금까지는 국민들이 현 정부에 대한 심판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전망적 투표로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 아직 정권심판론이 변수지만 정책과 비전 중심의 대선으로 바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 언행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이 후보는 전날 거친 공세를 펴는 윤 후보를 향해 “분노의 언어보다는 희망의 언어를 써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특유의 송곳 대응은 자제하고 신중한 표현으로 맞받은 것이다. 지지율 역전 현상을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당사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국민공모 캠페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고양 자인메디병원을 찾아 경·중증 환자실을 둘러본 뒤 당사에서 공공의료 확충공약도 발표했다. 관련 공약은 공공병원 확대, 국립보건의료전문대학원 설립, 지역의사제 도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 후보는 또 신년맞이 축사에서 “보복과 정쟁이 난무하는 과거냐, 통합과 경제부흥의 희망찬 미래냐를 결정하는 힘은 국민들에게서 나온다”며 민생 경제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보복·정쟁’과 ‘통합·부흥’을 비교한 것은 문재명(문재인+이재명) 심판론을 주창하는 윤 후보와 민생 경제를 강조하는 자신을 대비하려는 취지로 읽힌다.
연말 행보와 신년사 모두 민생 정책과 미래 비전 중심으로 ‘1위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미다.
박홍두·김상범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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