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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미친 사람들” “짜증난다” “투쟁”…험해지는 윤석열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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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구·경북지역 방문 이틀째
공수처 통신조회 등 논란에
원색적 표현 동원 대여 비난



경향신문

대구 선대위 출범식 참석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시당에서 개최한 대구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두 손을 치켜올리며 대선 승리를 다짐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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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TK)을 방문 중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틀째 강경·원색 발언을 쏟아냈다. 윤 후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조회 논란을 두고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닙니까”라고 했다. 그는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 “투쟁해야 한다”면서 대선 과정을 투쟁으로 호명하기 시작했다. 대여 강공 모드로 본격 전환한 것이다. 보수 지지층 결집으로 하락세인 지지율의 반전을 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2박3일 대구·경북·충북 방문 일정 둘째날인 30일 TK지역에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윤 후보는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선 공수처 통신조회 논란과 대장동 의혹 수사 특검 도입을 두고 거친 표현을 동원해 여권을 비판했다. 윤 후보는 “저와 제 처, 제 처의 친구들, 심지어 제 누이동생까지 통신 사찰을 했다”며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김진욱 공수처장을 두고는 “당장 구속수사해야 한다”면서 “지금 어느 때인데 이런 짓거리를 하고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하나”라고 했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재임 기간 검찰이 282만여명의 통신자료를 조회했다는 언론 보도는 맹비난했다. 윤 후보는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기관지를 자인하는 물타기 기사”라고 화살을 돌렸다.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은 ‘부도어음’으로 규정하면서 “(국정운영에) 실패했으면 겸손하게 정권을 내놓고 물러가는 게 책임정치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두고 “(그의) 변색, 변신술이 재밌기도 하면서 국민 짜증나게 한다” “대장동 범인이기 때문에 (특검을) 안 받는 것 아닌가.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내세워서 되겠나”라고 했다.

지지율·실언·가족·내홍 등
쏟아진 ‘악재’에 태도 전환
대여 강경책 ‘세 결집’ 의도

윤 후보가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으로 강경 모드를 보이는 데는 국민의힘 핵심 지지 지역인 TK에서 선명한 메시지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5일 대선 후보 선출 직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를 앞서던 지지율이 최근 답보 또는 하락세다. 윤 후보는 자신의 발언 논란과 배우자 리스크,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등 악재가 동시다발로 겹치면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공수처의 통신조회 논란을 고리로 대여 투쟁 깃발을 들고 ‘반문재명(반문재인+반이재명)’ 여론을 규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온라인과 TK 일정 곳곳에서 대선 과정을 ‘투쟁’으로 표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 ‘문재명’ 집권세력에 맞서 정권 교체 투쟁에서 승리하겠다”며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리리 서서 죽겠다”고 말했다. 원일희 선대위 대변인은 “알베르 까뮈 소설 <반항하는 인간>에서 발췌한 것으로 여당의 무차별 정치공세에 대한 심경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 대구 선대위 출범식에선 “정권교체 안 하면 우리 당도 뿌리를 뽑을 거다. 투쟁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한국전쟁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투전적비를 참배하면서는 ‘이념 전쟁’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소총 하나 들고 제대로 훈련도 받지 않고 공산세력에 맞서 자유민주국가를 지키려고 뛰어든 (당시) 젊은이처럼, 저 역시 정치훈련은 받지 않았지만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것을 방치할 수 없어 똑같은 마음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전날에 이어 이념전으로 갈라치기하는 모습이다.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사면에는 재차 환영의 뜻을 밝혔다. 윤 후보는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의 석방을 아주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고 더 일찍 나왔어야 하는 게 아니냐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면서 “박 전 대통령 건강이 회복되면 한 번 찾아뵙고 싶다”고 말했다.

문광호·유정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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