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데이트폭력 중 성폭력 범죄 115%↑
“가해자 연령 20·30대 60%…교육·홍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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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데이트폭력 범죄가 흉포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데이트폭력 중에서도 폭행, 상해, 성폭력 범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는 30일 ‘2022 치안전망’을 통해 “1년 정도 증감 추이를 통해 전체 경향성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데이트폭력의 흉포화 현상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데이트폭력 중 성폭력 115% 증가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2017년 1만4136건에서 2019년 1만9940건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1만8945건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했다. 그러나 입건 사건은 지난해까지 꾸준히 감소하다 올해 들어 증가세로 반전했다. 올해 9월 기준 7153건이 형사입건돼 전년 동기(6946건) 대비 2.9% 늘었다.
특히 폭행·상해의 경우 전년 동기(4927건) 대비 3.5% 늘어난 5101건, 성폭력은 전년 동기(39건) 대비 무려 115.3% 늘어난 84건을 기록했다. 또 신고 건수 증가율과 비교해 입건 증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 대해 “연인관계에서 발생하는 데이트폭력을 여전히 사적 문제로 치부하는 인식에서 기인하는 것 아닌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데이트폭력 가해자 연령이 20대에서 30% 이상으로 나타나는 점을 고려해 “데이트폭력을 포함한 젠더폭력의 위험성과 그 대처 방법에 대한 교육·홍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기준 가해자 중 20대가 35.9%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 25.1%, 40대 19.2%, 50대 12.2%, 60대 이상 5.0%, 10대 2.3% 등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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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경향 변화…대면↓·비대면↑
데이트폭력 범죄와 별개로, 전체 성폭력 범죄 중 기존 주된 유형인 대면 범죄가 줄어들고 비대면 범죄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연구진은 “전통적 성폭력범죄인 강간·강제추행 등은 발생 건수가 정체 내지 약한 감소추세가 예측된다”며 “카메라 등 이용촬영 및 통신매체 이용 음란행위 등은 전년 대비 강한 상승 추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강간·강제추행 발생 건수는 2017년(2만4106건) 이후 매해 소폭 감소세를 유지해 지난해 2만1702건을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9월 기준으로 1만4433건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1만6129건) 대비 10.5% 줄었다.
카메라 등 이용촬영 행위의 경우 2017년(6465건)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그려오다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올해 9월 기준 4058건으로 전년 동기(3607건) 대비 12.5% 증가했다.
통신매체 이용 음란행위는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9월 기준 2768건 집계돼 전년 동기(1466건) 대비 무려 88.8% 늘어난 모습이었다.
연구진은 카메라 등 이용촬영 및 통신매체 이용 음란행위 증가세와 관련해 지난해 n번방 사건 이후 사회적 경각심이 고조돼 신고 건수가 늘어난 영향이 미쳤을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해당 범죄가 근절되고 있지 않다는 점 또한 확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장기화도 성폭력 범죄 경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봤다. 연구진은 “팬데믹 상황으로 외부활동이 제한돼 대면을 전제로 하는 전통적 성폭력 범죄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로는 온라인 활동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불법촬영 및 배포, 통신매체 이용 음란행위 가능성을 증대시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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