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난 28일(현지시간) 일일 신규 확진자가 44만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피츠버그에서 한 엄마가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세 살짜리 아들의 코에 면봉을 넣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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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맞물려 엔데믹(토착화된 주기적 유행병)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오미크론 변이를 첫 분리·확인한 남아프리카공화국뿐 아니라 이미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영국·미국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초기 관찰 결과가 잇따르면서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팬데믹을 종식시킬 ‘선물’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영국 면역학자 존 벨(영국 정부 생명과학 고문) 옥스퍼드대 의대 교수는 28일(현지시간) BBC방송에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는 1년 전 우리가 봤던 코로나19와 같지 않다”고 말했다. 벨 교수는 “1년 전엔 중환자실이 꽉 차고 많은 사람이 조기에 사망하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했다”며 “(영국의 높은 코로나19 사망률은) 이제 옛 역사가 됐다”고 주장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최근 몇 주 동안 코로나19 입원자가 증가했지만 산소 포화 치료를 해야 하는 중환자가 줄었고 평균 입원 기간도 사흘에 그친다는 게 근거다. 그는 “이런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봐도 좋다”고 덧붙였다. 조지 유스티스 영국 환경부 장관도 이날 “오미크론으로 인한 입원 정도를 면밀하게 검토 중이며, 남아공처럼 입원율이 낮고 입원 기간도 (델타보다) 짧다는 초기 데이터가 있다”고 BBC방송에서 말했다.
이날 남아공에선 오미크론 감염이 델타 변이에 대한 중화력을 강화해 결과적으로 오미크론이 델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아공의 아프리카보건연구소(AHRI) 카디자 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소규모 그룹 연구에서 오미크론 감염 2주 뒤 델타 변이에 대한 중화력이 4배로 강해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감염 때 재감염을 차단하는 항체의 능력도 14배 증가했다. 다만 이는 소규모 연구로 동료 검토 등을 거치지 않은 상태라고 CNBC 등이 전했다.
국내 오미크론 감염 환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미국 USA투데이도 같은 날 존스홉킨스대학의 남아공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오미크론에 관한 두 가지 좋은 소식이 있다”고 전했다. 첫째는 오미크론 유행이 오래가지 않을 수 있고, 둘째는 건강한 면역체계를 지닌 백신 접종자들은 오미크론에 감염돼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와는 별개로 오미크론이 확산 중인 미국과 유럽 각국에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영국은 28일 12만9000여 명이 확진돼 하루 최다를 기록했다. 이날 프랑스 보건부는 지난 24시간 사이 17만9000여 명이 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 25일(10만여 명)보다 7만 명 이상 증가했다. 이탈리아도 이날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7만8000여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 사망자 수도 202명으로, 지난 5월 이후 7개월 만에 200명 선을 넘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가 44만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데이터에서도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팬데믹 이후 최고치인 25만4000여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선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어린이 감염자가 크게 늘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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