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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함께 코로나 위기 극복" 자영업자에 식사 100인분 대접한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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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 한 그릇으로 용기 얻길"…마스크 품귀 때에도 400여 장 기부

연합뉴스

춘천 자영업자에게 식사 100인분 대접한 식당
[촬영 양지웅]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소양강에 하얀 서리꽃이 필 만큼 한파가 몰아친 28일 강원 춘천시 로데오거리 한 식당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자영업자들에게 식사 100인분을 대접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해물칼국수 맛집으로 주민들에게 소문난 A식당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되면서 경영난에 지쳐가는 지역 자영업자를 돕고자 작은 행사를 마련했다.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업자등록증을 식당에서 인증하면 최대 4인분까지 식사를 무료로 대접하는 이벤트였다.

행사는 이날 정오에 시작해 오후 5시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몰려든 자영업자들로 준비한 100인분은 4시 이전 동이 났다.

소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퍼져 정오가 되기 전부터 많은 자영업자가 식당을 찾았다.

방문자들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에는 다양한 업종의 사업자등록증을 찍은 사진이 담겨 있었다.

카페, 식당, 빵집, 건재, 철물 등 업종을 꾸려가는 사람들이 모였다.

식당 안은 금세 얼큰한 칼국수 냄새로 가득 차 기다리는 사람들이 군침을 삼키게 했다.

생업으로 분주한 사람들은 매장 내 식사 대신 포장을 해 가며 연신 사장과 매장 직원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일부 자영업자는 식사나 빵 등을 건네기도 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를 위한 나눔행사 안내문
[촬영 양지웅]


준비한 식사 100인분은 오후 3시 30분께 모두 동났다.

철물점을 운영하는 B씨는 "이 식당도 코로나19로 타격이 있을 텐데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나누니 너무 감사하고 마음이 따뜻했다"며 "거리두기로 지친 자영업자들에게 귀한 연말 선물이 됐을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자영업자에게 흔쾌히 칼국수를 대접한 사장 이모(41)씨는 식당 이름 등을 비공개하는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이씨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음식뿐이라서 이를 대접해 길어지는 코로나19와 거리두기로 지친 자영업자들을 격려하고 싶었다"며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내가 더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A식당의 나눔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4월, 마스크 품귀 현상이 전국에서 발생하자 마스크 1장당 칼국수 1인분을 무료 포장해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모인 마스크 400여 장은 동내면 사무소를 통해 집배원, 환경미화원, 의료진 등에게 전달됐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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