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사과' 하루 뒤 윤석열, 대장동 찾아 이재명 정조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경기 성남 대장동 현장을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정조준했습니다.

윤 후보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윤 후보는 화천대유가 분양한 아파트 단지를 선대위 지도부와 함께 둘러본 뒤 이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특검 도입을 재차 촉구했습니다.

오늘(27일) 대장동 현장에는 윤 후보가 핵심 가치로 내세운 '공정과 정의'를 다시 전면에 부각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윤 후보는 '대장동 부패 게이트 거짓말로 덮을 수 없습니다'라는 피켓이 붙은 연단에 서서 굳은 표정으로 발언했습니다.

윤 후보는 "정권을 교체하지 못하면 대한민국 국토 전체가 '대장동 게이트'로 뒤덮인다"며 "진실 규명의 해법은 오직 특검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선거법상 마이크 등 확성기 사용이 안 되는 상황에서 윤 후보는 평소보다 목소리를 높여 연설을 이어갔습니다.

이 후보를 향해서는 "중대 범죄 의혹에 휩싸인 사람", "부패 사슬의 최종 결재권자", "저도 창피하다" 등 거친 표현으로 비판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이며 지지율에 '빨간불'이 켜진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보였던 '윤석열다움'을 회복해야 한다는 선대위의 조언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 정부와 각을 세우던 모습을 되살려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입니다.

윤 후보는 그동안 배우자 김건희 씨에 대해 제기된 허위 이력 의혹으로 '공정과 상식'이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배우자의 사과 하루 뒤 오늘 대장동 개발 현장을 찾은 것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정조준해 정권 교체 여론을 끌어 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윤 후보의 오늘 현장 방문은 최근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 사망 등으로 야권이 특검 요구 등 공세를 펼쳤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윤 후보는 대장동 방문 후 취재진과 만나 "국민이 다 주목하고 있는데 (대장동에) 반드시 와야죠"라며 "오히려 (방문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여야 원내대표가 대장동 의혹 수사를 위한 특검 협상을 진행했으나 평행선을 달린 데 대해서는 "(민주당은) 특검할 생각도 없고…"라며 "떳떳하면 왜 못하나. 저는 고발사주든 부산저축은행 (의혹)이든 다 가져가라고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후보는 민주당 측에서 제기된 상설 특검과 관련해서는 "기껏 (이야기)하는 게 상설특검"이라며 "상설특검 추천이 민주당쪽이 넷이고, 반대쪽이 셋인데 공수처장 뽑는 것과 똑같지 않으냐"고 비판했습니다.

오늘 현장 방문에는 원희룡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 김성원 경기도당위원장, 당 이재명비리 검증특위 위원장인 김진태 전 의원, 대장동이 있는 성남 분당갑이 지역구인 김은혜 공보단장 등이 동행했습니다.

원 본부장은 "초과이익 환수 조항에 반대한 김문기 씨가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다"며 "여러 희생당한 분의 명예를 반드시 회복시켜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박원경 기자(seagu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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