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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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면서 하향 박빙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야 후보 확정 뒤 윤 후보가 크게 앞섰던 상황과 비교하면 윤 후보의 하향세가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진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된 윤 후보가 대세 하락의 갈림길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4~25일 조사해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지난주에 비해 각각 2.7%포인트, 1.6%포인트 하락해 37.6%와 35.8%를 기록했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9~24일 조사해 같은 날 공표한 여론조사에선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전주에 비해 각각 1.7%포인트 오르고 4%포인트 떨어져 39.7%와 40.4%로 나왔다. 외견상으로는 두 조사 모두에서 오차범위 내의 접전 양상이다. 물론 두 후보 모두 내용상으로는 좋지 못한 성적표다. 이강윤 KSOI 소장은 “두 후보 모두 지지율이 하락하는 중”이라며 “실수를 덜하는 사람이 이기는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용을 파고들면 상대적으로 윤 후보에게 더 아픈 결과다. 후보 확정 뒤 누렸던 ‘컨벤션 효과’를 모두 반납했을 뿐 아니라 ‘핵심 지지층’에 일부 균열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리얼미터의 주간 흐름 첫 조사였던 지난달 29일(11월 4주차)만 해도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36.9%와 46.3%로 지지율 격차가 9.4%포인트에 달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조사(12월 4주차)에선 이 후보와 윤 후보가 각각 39.7%와 40.4%로 차이가 0.7%포인트에 불과했다. 통계학적으로는 사실상 두 후보 지지율에 차이가 없다.
주목할 건 ‘보수’와 ‘대구·경북(TK)’, ‘70대 이상’ 등 기존 윤 후보 강세 층의 흐름이다. 보수층에서 75.2%(11월 4주차)였던 윤 후보는 66.7%(12월 4주차)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TK에서 63.3%였던 지지율도 53.3%로 내려갔다. 70대 이상 역시 65.5%였던 수치가 53.5%까지 미끄러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균열 양상 보이는 윤석열 ‘핵심 지지층’.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연구위원은 “윤 후보는 핵심 지지층에서의 이탈이 전체 평균보다 더 컸다”며 “지지율이 아직 추세선을 이탈하지는 않았지만 위협을 받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핵심 지지층의 이탈은 그동안 윤 후보 주변에서 벌어진 난맥상이 원인으로 꼽힌다.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3일 전격적인 ‘울산 회동’을 통해 선거대책위원회를 정상화시키는가 싶더니 지난 21일 이 대표가 선대위 직책을 모두 사퇴하면서 문제는 더 꼬였다. 그 사이 ‘페미니스트’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영입을 둘러싼 갈등도 불거졌다. 특히, 최근에는 여권이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리스크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유권자 입장에서 야당을 보며 ‘저 사람들이 정권 교체를 해서 권력을 얻을 만한 집단인가’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지지율 단기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가는 갈림길에 와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윤 후보의 하락의 영향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게 될 경우 야권 후보 단일화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후보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올라간다는 건 국민의힘 입장에선 ‘안철수 자체 소멸 시나리오’가 사라진다는 의미”라고 위기감을 토로했다.
다만 “반전할 기회는 충분히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철호 수석전문연구위원은 “핵심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건 다시 지지율이 오를 ‘회복 탄력성’이 여전하다는 의미”라며 “중도층이 떠나면 쉽게 돌아오지 않지만 핵심 지지층은 실망감을 거두게 되면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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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김건희씨의 대국민 사과가 하향세 흐름을 끊을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지율 상승 반전을 이끌지는 모르지만 일단 큰 불의 확산은 막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동안 김씨 관련 대응에 실망감을 드러내던 ‘조국흑서’의 저자 권경애 변호사도 페이스북에 “마음 고생 극심했을 테고 무서웠을 테지만 잘하셨다”며 “여성 전시 기획자로서의 자신의 삶은 더 이상 걸어가기 어려워졌지만, 공적 책임을 감당하는 삶의 첫 관문을 잘 통과했다”고 평가했다.
전격 사면·복권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은 윤 후보에게 또 다른 변수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27일 선대위 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은) 틀림없이 선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공식적으로는 환영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론 신중한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윤 후보에 비판적인 이들은 박 전 대통령 문제와 관련해 ‘가해자 윤석열’ 프레임을 만들려 하고 있다. 당장 29~30일 TK를 방문할 때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에 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아야 할지도 고심 거리다.
→대선2022 여론조사 기사 https://www.joongang.co.kr/election2022/news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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