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관련시설 추정"…지표조사로 석재·기와·도자기 등도 발견
인수봉 하단 석축(石築) |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립공원공단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는 북한산 인수봉 근처에서 지표조사를 시행해 고려시대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흔적을 확인하고 다양한 유물을 찾아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모습을 드러낸 인수봉 인근 고려시대 초기 석불입상과 관련해 주변에 절터가 존재하는지 파악하고, 문화재를 수습하기 위해 진행됐다.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백두문화재연구원이 조사를 맡았으며, 대상 면적은 50만㎡였다. 지표조사는 발굴조사와 달리 땅 위에 있는 유적과 유물을 살피는 행위다.
오래된 건물 흔적은 돌을 차곡차곡 쌓은 석축(石築)으로, 백운대피소(옛 백운산장) 근처와 인수봉 동쪽 암벽 아래쪽에서 발견됐다.
지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백운대피소 북쪽에 존재하는 상단 석축은 길이 6m·높이 2m이고, 하단 석축은 길이 9m·높이 1.5m이다. 조사단은 "근대 석축과 축조방법이 달라 대피소 이전 건물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피소 주변에서는 연꽃무늬가 있는 원형 주좌(柱座·기둥 받침), 건물 받침돌, 탑과 불상 등의 기단석으로 짐작되는 석재, 잘 다듬은 장대석, 기와·도자기 조각이 나왔다.
조사단은 유물 등을 근거로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전기까지 사찰이 존재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인수봉 동쪽 하단부 골짜기에서도 길이 5m·높이 3.6m인 또 다른 석축이 발견됐다.
보고서는 "원래 석축 길이는 15m로 추정된다"며 "마모된 고려시대 기와와 도기가 흩어져 있는 점으로 보아 작은 암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고려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기와 조각 |
조사단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인수봉 근처에 여러 곳의 고려시대 불교 관련 시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조선시대에는 빈번한 자연재해와 북한산성 축조에 따른 사찰 재편성으로 폐사됐다가 근대 이후 종교 활동이 재개된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고려 도읍지인 개성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북한산 서쪽과 남쪽 지역뿐만 아니라 이번에 조사한 북한산 북쪽과 동쪽에도 사찰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고려시대에 북한산 전체가 불교 성지이자 수행처였던 듯하다"고 주장했다.
고려 석불입상에 대해서는 "원래 더 높은 곳에 있었으나 고려 후기 이후 산사태와 홍수 등이 발생하면서 발견 지점으로 이동한 것 같다"며 "분리된 몸체와 머리의 암석 재질은 같고, 돌은 북한산 권역에서 채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옛 석재 중 일부는 계단이나 돌담 등으로 사용되고 있었다"며 "문화재 조사와 정비를 지속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운대피소의 옛 석재 |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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