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토론에 대해 "별로 도움이 안 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토론이 차기 대통령의 철학을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라기보다는, 싸움을 야기하는 장이라는 근거를 대면서다. 그간 윤 후보를 향해 '정책 토론에 나서라'고 압박해온 더불어민주당은 "망언"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아권익연대를 찾아 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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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국민의힘 토론 많이 했는데… 누가 봤나"
윤 후보는 이날 방영된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서 진행자들이 '이 후보와의 경제 관련 토론 자리를 마련할 의사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자 "토론을 하면 서로 공격과 방어를 하게 되고 자기 생각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시청자들이나 전문가들이 보고 판단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국민 입장에서 봤을 때 정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뽑고, 그의 사고방식을 검증해가는 데 있어서 정책 토론을 많이 하는 게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경선 경험을 예로 들면서는 "토론을 하게 되면 결국 싸움밖에 안 나온다"며 "국민의힘 경선에서 (토론을) 16번 했지만 그 토론 누가 많이 보셨나요?"라고 묻기도 했다.
민주당 "검증 무섭다고 자인한 것"
이에 민주당은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강선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싸움을 토론 회피의 명분으로 삼았으나, 결국 윤 후보는 자질검증, 도덕성검증, 정책검증이 무섭다고 자인한 것"이라며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에 대한 예의도 저버린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남영희 대변인도 "정책 토론이 필요 없다는 대선후보, 필요 있나"라며 "(국민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당할 사람이 누구인지, 대선 후보 각각의 정책과 능력, 비전과 가치를 검증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윤 후보를 향해 '토론에 나서라'고 압박해왔다. 전용기∙김승남 의원은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공식 대담∙토론 횟수를 늘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현행법상 대선후보 방송토론회는 '3회 이상' 실시하도록 돼있는데, 이는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에 부족하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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