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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에 반발한 자영업자들이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와 영업시간 제한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에 나선 가운데 코로나 시대에 정부는 음식점과 카페 등 소상공인만을 대상으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절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2년 가까이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막다른 길에 내몰리고 있다.
정부가 이들에 대한 손실 보상책을 내놓긴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 속에 이미 한계에 다다른 소상공인들은 줄도산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수도권 소상공인 10명 가운데 9명은 점포를 빌려서 운영했고, 인건비와 임대료 등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은 빚을 돌려막아가며 연명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매출이 줄면서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점포 임대료와 대출이자 등의 감면 정책과 부분 금융지원으로는 한계가 있어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영업자들의 절박한 상황은 통계에서도 고스란이 드러난다. 지난 22일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1년 KB 자영업 보고서-수도권 소상공인의 코로나19 영향조사'를 보면 소상공인의 전체 매출 규모는 지난해 2억998만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억7,428만원)보다 24% 줄었다.
특히 전반적인 매출 감소 여파로 연 '6,000만원 미만'의 영세 자영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기준 24%에서 지난해 41%로 1년 새 17%포인트 급증했다.
또한 서비스업 종사자의 절반 이상(56%)의 매출액이 6,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도·소매업과 요식업의 돈벌이가 가장 떨어졌다. 같은 기간 20%, 16%에서 35%, 27%로 비중이 크게 늘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신용데이터의 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전국 소상공인의 주간 매출(전주 대비)은 12월 둘째 주(-4.7%), 셋째 주(-4.3%) 2주 연속 감소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관리하는 80만 곳 이상의 소상공인 사업장 카드매출 정보를 토대로 한 분석이다.
지난 6일부터 정부는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수도권 최대 6명, 비수도권 8명으로 제한했고, 18일부터는 전국적으로 최대 4명으로 규제를 더 강화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외부 활동이 줄어데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중단하고 방역 수위를 높이자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매출이 줄어들자 빚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87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2% 급증했다.
1인당 대출액은 3억5,000만원으로 비자영업자의 4배 수준이고, 대출 증가 속도가 전체 가계대출(10.0%)보다도 빨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은행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대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KB경영연구소의 조사를 보면 수도권 소상공인의 82%는 대출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액은 평균 1억2,855만원이었다.
향후 3년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된다면 휴폐업을 고려하겠다는 소상공인이 절반에 가까운 48%에 달하는 상황에서 현재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소상공인에게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는 내년 3월부터가 더 큰 고비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소상공인들은 미흡한 정부 지원책을 지적하면서 100% 손실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외식업중앙회 등 자영업단체들로 구성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는 다음달 4일 집단휴업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27일부터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320만명에게 100만원씩 총 3조2,000억원의 방역지원금 지급에 나선다. 당정은 손실 보상과 관련, '선지원, 후정산'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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