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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크리스마스 선물로 3D펜? "아이에게 유해한 물질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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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기자] 【베이비뉴스 김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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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교구로 가정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3D펜에서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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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이 가는대로 쓱쓱 그으면 에펠탑 입체 모형도 만들 수 있고, 항공모함 모형도 만들 수 있는 3D펜. 3D프린터 원리 그대로지만 손쉽게 접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해 각종 공공기관이나 학교, 가정에서도 어린이 창의력 교육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제품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서 자녀 선물용으로도 많이 팔리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3D펜에서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친환경'으로 알려진 3D프린터용 PLA 필라멘트에서도 100mm 미만의 나노입자 등 다양한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가정에서는 별도의 환기시설 없이 3D펜을 사용하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한 실정이다.

◇ "호흡기와 가까운 거리에서 유해물질 노출… PLA필라멘트, 친환경 아냐"

3D펜은 주로 플라스틱인 ABS와 PLA 소재의 필라멘트를 녹여서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물건을 만든다. 윤충식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원 교수의 2018년 논문에 따르면 필라멘트는 고분자성 폴리머를 기반으로 플라스틱 가소제, 내연재, 안정재 등 첨가물이 함유돼 있으며 이들이 프린팅 과정에서 열분해 돼 배출하는 유해인자는 사용자의 안전과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현재까지 밝혀진 ABS 필라멘트의 유해인자는 스틸렌, 에틸벤젠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 일산화탄소, 시안화수소 등이다. PLA에서는 락티드, 메탄, 메틸 케텐, 일산화탄소, 알데히드류 등 유해 물질이 발생한다.

무엇보다 이들 필라멘트에서는 100mm 이하의 나노 입자 크기부터 수백 나노 미터에 이르기까지 초미세입자가 발생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2009년 보고에 따르면, 나노입자는 호흡기계에서 인체로 침투돼 혈류를 통해 다른 장기로 이동하며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고도현 한국시민사회연구소 소장은 22일 베이비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3D펜은 손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호흡기와 가까운 거리에서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3D프린터보다 더 큰 문제다. 특히 3D펜은 유해물질에 민감한 어린이와 청소년이 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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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와 PLA 필라멘트 둘 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유해물질을 방출하고 있다. ⓒ시민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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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3D펜이 노출됐을 때 어떤 질병에 걸릴 수 있을까. 현재 3D펜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에 같은 원리인 3D프린터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윤충식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원 교수팀의 2021년 논문에 따르면 3D프린팅 작업 관련 질병으로 천식, 접촉성 피부염 등이 있다. 주 40시간 이상 3D프린팅 작업에 노출되는 사람에게는 천식 또는 알레르기 비염도 발병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3D펜 역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도현 소장은 "3D펜을 사용할 때는 환기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사용해야 하고, 방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방진 마스크도 나노입자는 거를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가정에서는 사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정부에서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3D프린터와 3D펜 사용을 장려하기 전에 제대로 된 검증을 하고 안전기준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실태조사와 안전 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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