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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푸틴 “나토 동진 용납 못해, 우크라이나는 과거 러시아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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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마네즈 전시장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회견장엔 내외신 기자 500여 명이 모였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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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3일 연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東進)을 용납할 수 없다”며 “서방은 러시아의 안보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내·외신 기자 507명이 모인 가운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화상으로 이뤄졌지만, 올해는 푸틴 대통령의 요청으로 대면 회담으로 진행됐다. 이번 회견은 몇 주간 이어져 온 우크라이나 사태에다 최근 며칠 새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관의 일부를 전격 차단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는 과거 러시아의 땅이었던 곳이 구소련 체제에서 우크라이나의 땅이 된 것뿐”이라며 “이 지역 주민들은 자신을 러시아인으로 여겨왔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에 대해 러시아가 개입하고 반대할 지분이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동부에서 군사작전을 준비한다는 것 같다. 공은 서방에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우리의 문 앞에 로켓을 설치하고 있다”며 “우리가 캐나다나 멕시코에 로켓을 설치한다면 미국이 어떻게 반응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며 “내년에 협상을 시작하는데, 상황이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1일 국방부 확대 간부회의에서 “서방 동료들의 공격적 노선이 지속되면 적절한 군사·기술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군사적 조치를 시사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을 둘러싸고 촉발된 긴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증폭됐다. 이에 러시아는 나토 동진에 따른 위협에 대응할 뿐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 공급을 끊었다는 의혹에 대해 “우리는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관련이 없다”며 “유럽은 최근 단기 계약을 해왔다. 안정적인 공급을 받고 싶다면 장기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야말-유럽 가스관’ 수송물량 경매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사흘째 러시아에서 벨라루스·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가는 가스 흐름이 중단된 상황이다. 유럽은 지난 21일부터 야말∼유럽 가스관이 막히며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러시아 측은 가스관 공급 중단이 ‘상업적 이유’라고 밝혔지만 서방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의혹을 제기한다. 러시아는 지난 9월 완공된 노르트스트림2의 최종 사용 승인을 독일의 올라프 숄츠 신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은 서로를 신뢰하고 있으며 양국의 협력은 국제무대에서 안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베이징 겨울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은 중국 발전을 제한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벨라루스와 국가 통합 논의와 관련한 질문에는 “알렉산더 루카셴코 대통령과 회담에는 진전이 있지만, 아직 진행 중인 작업”이라며 “우리는 통합된 국가를 논의하고 있지만, 그 수준은 유럽연합(EU)에 비해서 낮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알렉세이 나발니를 비롯한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나는 여러 차례 그런 주장에 대한 증거를 요구했지만 그런 증거는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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