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극장 입구에서 지난 18일 관객들이 입장에 필요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준비하고 있다. 소매·외식·숙박·극장 등 대면이 필수적인 부문의 사업주 10만여 명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손님이 줄자 20일 단체 명의로 리시 수낙 재무장관에게 긴급 재정지원을 요청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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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코로나19의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입원 위험이 최소 40%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의 발병분석·모델링 그룹 대표인 닐 퍼거슨 임페리얼 칼리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지난 1~14일 영국에서 확인된 코로나19 사례를 전수조사한 결과다.
22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연구진은 5만6000명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와 26만9000명의 델타 변이 감염자의 백신 접종 여부와 입원율 등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오미크론 감염자가 1박 이상 입원할 위험은 델타 감염자보다 40~45%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을 가능성도 20~25% 작았다.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없거나 백신을 맞지 않아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사람들 가운데에선 오미크론 감염자의 입원 위험이 델타 감염자보다 11% 작았다. 코로나19 감염 경험자는 오미크론으로 재감염됐을 때 델타에 재감염됐을 경우보다 입원 확률이 절반 가까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퍼거슨 교수는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전파력을 고려할 때 감염 사례가 계속 증가하면 의료 시스템을 압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정부에 “‘플랜B’(코로나19 방역 제한 조치) 이상의 방역조치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 분리·확인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확산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의 역학조사 결과 주요 확산지인 가우텡에서 12월 초 하루 평균 1만 명이던 오미크론 확진자가 최근 절반 수준인 약 5000명으로 떨어졌다. NICD의 미셸 그룸 연구원은 “이런 현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해 가우텡에서 오미크론 확산이 정점을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아공 최고 감염병 과학자인 살림 압둘 카림 박사는 지난 22일 워싱턴포스트(WP)에 “이전 변종들의 증감 추세가 킬리만자로와 같은 (완만한) 모양이었다면, 오미크론은 에베레스트 북벽처럼 (가파른) 모양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12월 초 가파르게 치솟았던 것처럼 이젠 급하게 꺾이고 있다는 의미다. 카림 박사는 “남아공의 오미크론 진정세는 미국보다 2~3주, 노르웨이·덴마크보다 약 2주, 영국과 다른 유럽 국가보다 4주가량 이르다”며 “남아공 사례는 이들 국가에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NICD의 연구 결과 이 나라에서 오미크론 감염자는 델타 감염자보다 입원율이 약 80%, 중증도 발현 위험에선 약 30% 낮았다. 이는 오미크론이 다른 코로나19 변이보다 병원성이 약하다는 초기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고 WP는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 22일 만인 22일 마지막 오미크론 미발견 주였던 사우스다코타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이로써 오미크론은 미국의 50개 주 전체에 퍼졌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22일 하루 신규 확진자는 23만2000여 명으로 12월 오미크론 확산 이후 가장 많다.
오미크론이 이미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영국에선 22일 일일 확진자가 10만 6000여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하루 확진자가 8만 명에 이른 프랑스에선 오미크론이 다음 주면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의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곧 10만 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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