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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틱톡의 새 주인 찾기

올해 소셜미디어 업계 최대 위너는  ‘틱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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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IT 공룡들 자존심 버리고 쇼트 폼 모방
거센 도전에도 틱톡은 다운로드 1위 고수
한국일보

틱톡 서비스 홍보물 / 기업 및 브랜드 캐릭터 디자인 개발 스튜디오 '허시위시'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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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업계는 2021년을 ‘쇼트 폼의 전성기’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시대를 이끈 주인공은 단연 틱톡이다. 2021년 틱톡의 월간 이용자 10억 명을 넘어서는 등 틱톡 스타일의 쇼트 폼 콘텐츠가 소셜미디어 업계를 휘어잡았다. 후발주자로 여겨지던 중국 IT기업 바이트댄스가 만든 틱톡의 서비스 모델을 종주국인 미국의 대형 회사들이 자존심을 버리고 너도나도 모방에 나선 것도 올해 주목할만한 현상이다.

지난해 페이스북(현 메타)이 인수한 인스타그램은 릴스(Reels), 스냅은 스포트라이트(Spotlight) 같은 틱톡과 유사한 쇼트 폼 콘텐츠를 내놓으며 틱톡 추격을 본격화했다. 구글이 인수한 유튜브는 숏츠(Shorts)를 올해 3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페이스북은 지난 8월 인스타그램의 릴스를 플랫폼에 연동하는 작업을 론칭했다.

심지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인 넷플릭스와 레딧(Reddit) 역시 자사 앱에서 틱톡과 유사한 짧은 길이의 동영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의 쇼트 폼은 아이폰 모바일 앱에서 작동되는데 스탠드 업 코미디나 영화, TV 프로그램에서 재미있는 영상들을 모아 짧게 서비스하는데 이를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친구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현재는 하루 100여 개 정도의 콘텐츠가 올라온다.

소셜미디어의 원조 트위터,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등도 정확히 틱톡과 유사한 형태의 쇼트 폼 콘텐츠 플랫폼 진입을 두고 기능을 테스트 중이라고 IT 전문매체 더 밀크가 보도했다. 트위터가 공개한 쇼트 폼 콘텐츠 포맷은 틱톡과 거의 흡사하다. ‘For You’라는 탭에 포함됐는데 개인이 선호할 만한 쇼트 폼 콘텐츠를 추천한다. 화면 구성도 거의 틱톡과 비슷하다.

오디오에서 비디오 등의 멀티포맷으로 전환을 준비 중인 스트리밍 세계 1위 플랫폼 스포티파이도 쇼트 폼을 적극 수용했다.

이렇게 많은 빅 테크, 소셜 미디어 서비스, 심지어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들이 쇼트 폼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 틱톡의 아성을 넘어서만 한 서비스들은 보이지 않는다. 2021년 틱톡은 한 해 동안 매 분기 세계에서 가장 다운로드를 많이 한 애플리케이션이다. 틱톡은 이미 30억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런 성과로 올해 11개월 동안(12월 제외) 2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67%가 상승했다. 미국의 IT 공룡들이 경쟁적으로 유사 서비스를 내놓으며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틱톡의 위상은 점점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틱톡 월간 이용자는 2020년 7월 6억 8,900만 명에서 2021년 9월 10억 명으로 오히려 급증했다. 2020년 트럼프의 행정 명령(틱톡 사용 금지)으로 사업 존립의 기록에 섰던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2021년 2월에 취임한 바이든 미 대통령은 6월 이 행정명령을 철회했다.

틱톡의 성공에는 '쇼트 폼'의 대명사라는 인식과 크리에이터들의 자발적 제작 참여가 가장 큰 공을 했다. 이들 쇼트 폼 콘텐츠들이 바이럴을 일으키면서 오디언스를 빨아들인 것이다. 또 틱톡이 아티스트들과 발 빠르게 협업하면서 경쟁사 대비 엄청난 양의 쇼트 폼 콘텐츠를 생산한 것도 주요했다.

대부분 온라인 크리에이터들은 틱톡 쇼트 폼을 기본으로 다른 소셜로 확장한다. 틱톡이 소셜 미디어 성공을 위한 '디딤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틱톡은 이제 모바일을 벗어나 TV 시장으로도 진출했다. 삼성, 구글 등과 손잡고 스마트 TV에서 쇼트 폼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틱톡 앱을 론칭했다.

틱톡의 가장 큰 적은 이제 IT 공룡이 아니라 미국 정부이다. 미국 정부는 바이트댄스에 틱톡을 매각하라는 요구를 거둬드리지 않고 있다.

정영오 기자 young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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