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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태도를 보이며 '견원지간'으로 통하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문제를 놓고 덕담을 주고받는 매우 이례적인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개발을 칭찬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맙다는 반응을 보인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대응 관련 대국민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 번 긍정적으로 묘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채 "전임 행정부와 과학계 덕분에 미국은 백신을 확보한 첫 국가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작년 5월 백신 개발을 위한 '초고속 작전'을 본격 추진해 12월부터 접종이 가능해졌는데,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부스터샷을 맞은 사실을 공개했다고 언급한 뒤 "부스터샷은 나와 그가 동의하는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방역 지침과 백신 접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조차도 부스터샷을 맞았다고 언급함으로써 백신 거부자들의 접종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연설이 나온 뒤 놀랍고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나는 매우 감사하고 놀랐다"며 "이는 굉장한 일이고 많은 사람을 기쁘게 만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바이든이 매우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이 나라를 치유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인터뷰에서 부스터샷 접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바이든 대통령의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9일 텍사스주에서 지지층을 상대로 한 집회에서 부스터샷을 맞았다고 했다가 청중의 야유를 받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백신 접종은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경원 기자(leek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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