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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본지 12명, 윤 캠프 인사까지…공수처 무차별 통신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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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장능인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청년보좌역의 휴대전화 통신 자료를 조회했다는 확인서. [사진 장능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에서 일하는 정치인의 통신 자료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 사찰’ 논란까지 불러온 통신 자료 조회 대상 언론인은 12명 이상의 중앙일보 기자를 포함해 13개사 65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장능인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청년보좌역은 지난 10월 5일 통신사가 공수처에 자신의 통신 자료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자신이 가입한 이동통신사로부터 ‘통신 자료 제공 내역 확인서’를 제출받은 결과다.

카이스트를 졸업한 청년 사업가 출신의 장 보좌역은 자유한국당 시절 대변인과 비상대책위원을 지냈다. 공수처의 통신 자료 조회 시점은 그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캠프에서 울산 선대위 공동본부장을 맡아 일하던 때다. 장 보좌역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수처 통신 조회 논란이 확산하고 있어서 나도 통신사에 확인해봤는데, 10월 5일 공수처에 통신 자료를 제공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울산에서 본부장을 할 때인데 공수처가 왜 나를 조회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는 검사도 거의 없다. (통신 조회) 당시에 내가 특별히 검사와 통화한 적도 없는데 왜 조회를 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공수처는 최근 전방위 ‘언론인 사찰’ 논란에 휩싸여있다. 공수처 비판 보도를 한 기자들을 중심으로 기자들의 통신자료를 대대적으로 조회한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공수처의 통신 자료 조회 대상이 된 기자들의 수는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21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본지 기자만 12명 이상이 31건 넘게 조회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공수처 등 법조계를 취재하는 사회1팀 소속 기자들이 대상이었다. 사회1팀장을 포함해 총 7명이다. 한 기자는 다섯 번이나 조회당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전 검찰총장) 등 국민의힘을 취재하는 정치팀 소속 기자 2명도 각각 3회씩 조회됐고, 경찰 출입 사회2팀 기자 1명도 한 차례 조회당했다. 온라인이슈 담당 EYE팀 기자(2회), 외교안보팀장(1회)도 조회 대상이었다. 타 주요 매체까지 더하면 13개사 65명 이상의 기자들이 138건 넘게 조회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자들 뿐만이 아니었다. 이성윤 서울고검장에 대한 공수처의 ‘관용차 에스코트 조사’ CCTV 영상을 보도한 TV조선 기자의 가족들까지 통신 자료 조회 대상이 됐다. 공수처는 “수사 대상인 피의자의 통화 상대방을 확인할 목적으로 적법하게 이뤄진 절차일 뿐 사찰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TV조선 기자의 가족들이 공수처 피의자와 통화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해명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공수처가 피의자의 통화 상대방으로서 기자의 연관성을 살펴본 게 아니라 기자의 휴대전화 착·발신 통화 내역 등을 압수수색한 뒤 기자의 통화 상대방을 뒷조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해당 기자와 통화한 적 있다는 한 민간 외교안보연구소 연구위원도 통신자료를 조회당했다고 한다.

만일 공수처가 기자의 통신내역을 압수수색한 뒤 주변인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로 뒷조사한 게 맞다면 사찰 의혹을 넘어 거짓 해명 논란에도 휩싸일 전망이다. 공수처는 이 고검장 에스코트 조사 때도 거짓 해명자료를 발표했다가 수원지검 안양지청으로부터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허진·김민중·김수민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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