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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김건희 대응' 놓고 국민의힘 내부 충돌…이준석, 상임위원장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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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선 소식 차례로 전하겠습니다. 먼저 국민의힘인데요. 조금 전 저희가 속보로 이야기했듯이,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 내 모든 직함을 내려놨습니다. 충돌을 빚었던 조수진 최고위원이 당 대표실에서 기다렸지만, 얼굴을 보지 않고 바로 입장을 발표했죠. 이 대표의 기자회견 1시간 전쯤에 윤석열 후보는 "문제가 원만하게 정리될 것이니 기다려보라"고 했는데, 윤 후보의 말처럼 상황이 흘러가지는 않았습니다. 어제(20일)부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자세히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김종인/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어제) : (방금 안에서 좀 큰 고함 소리가 난 거 같은데? 어떤 얘기가…) 별일 아니에요~얘기하다 보면은 음성이 높아지는 사람도 있고 그런 거지…특별한 얘기가 아니라…]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안에서 큰 소리는 왜 난 거예요?) ………]

어제 국민의힘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흘러나온 고성의 주인공,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이었습니다. 조연은 다름 아닌 '윤핵관', 즉 윤석열 후보 핵심관계자 였는데요. 이 대표가 일부 언론기사를 언급하면서 "윤핵관이 김종인 위원장과 나를 공격하는 식으로 보도가 나오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하는데요. 조 최고위원은 "내가 왜 당신 명령을 들어야 하냐"면서 "난 후보 말만 듣는다"고 했다는 겁니다. 이 대표는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 조 최고위원은 공보단장을 맡고 있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선대위 내에서 뭐 업무 지시 사항에 반발하는 사람이 있어가지고 조금 선대위 운영 체계상 개선하고 바로잡고자 좀 이야기했습니다. 상임선대위원장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고 공개적 발언을 하는 바람에 언성이 좀 높아졌던 것 같습니다.]

회의 직후 조 최고위원은 "지금 발생한 상황은 모두 제 책임"이라고 사과했습니다. 그렇게 정리된 줄 알았는데, 약 10시간 뒤 문제가 다시 불거졌습니다. 조 최고위원이 이 대표를 비난한 유튜브 동영상 링크를 기자들에게 보냈는데, 이 화면 캡처를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겁니다. 이 대표는 "이런 방송 찾아보고 전송하고 있을만큼 선대위 업무가 한가하냐"면서 "알아서 거취표명 하라"고 했습니다. 조 최고위원은 다시 사과 멘트를 올렸습니다.

[조수진/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장 (어제) : 아침 상황이 정리가 잘 된 것이라는 문자와 유튜브 링크를 받고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계속 통화를 요청하는 출입 기자분께 전해드렸습니다. 여유가 없어 벌어진 일이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잘못된 것입니다. 이준석 대표님에게 사과드립니다.]

어제 밤 늦게 올린 글을 아침에 봤다는 이 대표는 "사과같지도 않은 사과 해놓은 것 보니 기가 찬다"면서 다시한번 "거취 표명"을 요구했는데요. "후보자 배우자 문제도 이런 수준으로 언론대응 하시겠느냐"고 했습니다. 이 대표는 오후 기자회견을 예고하고 일부 언론엔 상임 위원장직 거취를 포함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는데요. 둘중 누군가는 신상에 변화가 있어야 할 상황이 됐죠. 결국 이 대표는 선대위 직을 모두 내려놨습니다. 당 대표로서 할일은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의를 밝히지 않은 조 최고위원에게는 "마음대로 하라"고 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선대위 내에서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습니다. 그리고 선거를 위해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에서 준비했던 것들은 승계해서 진행해도 좋고 기획을 모두 폐기해도 좋습니다. 단 하나의 미련도 없습니다.]

이 대표가 또다시 배수진을 친 건, 지난 달 30일 무기한 당무 거부를 선언한지 3주 만인데요. 이른바 '울산회동'이 있은지 2주 반 만입니다. 해묵은 문제가 해결이 안 된 걸까요. 이번 갈등의 이유, '윤핵관' 문제도 있지만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의혹에 대한 대응 방식 차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준석 대표는 '빨리 이것을 정하지 않으면 당의 대응 자체가 조금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었고요. 그에 대해서 조수진 최고위원은 '후보자의 입장을 조금 설명드리겠다' 하면서 이제 자신이 후보자 입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그러니까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사과에 대해서 "부족했다고 판단하는 국민들이 있다"고 했죠. 반면 조 최고위원은 "배우자의 사과는 후보가 결정할 일"이란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어떻게 사과하고 대응해갈지 최고위에서 결정하자는 의견과 구체적인 대응은 따로 논의하자는 의견이 맞섰다고 하는데요. 김건희씨 의혹에 대한 대응이 오락가락 하면서 쌓여있던 내부 소통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는 분석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전략 단위에 해당하는 분들은 공유가 되고 있지만은 당장 원내와의 소통이라든지 아니면 또 나머지 본부장 중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분들과는 공유 안되는 분들이 있어서 그 부분 소통 강화하자고 제안한 것입니다.]

어제 JTBC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윤석열 후보 지지율, 이재명 후보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습니다. 김건희씨 의혹을 대응하는 국민의힘의 태도, 잘못됐다는 평가가 여론에 반영됐단 분석인데요. 책임 문제도 불거졌습니다. 이 대표가 문제 삼은 인터넷 기사에는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는 당 관계자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특히 이준석 대표는 2선 후퇴해야 한다"고 인터뷰를 했는데요.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의 생각 차가 여기서 드러났다고 할까요. 당내 인사들이 중재에 나섰는데, 일단 선봉에 선 사람, 윤 후보의 측근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입니다. 두 사람을 싸잡아 비판했는데 "직설적 비판이 필요한 때"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 티끌만 한 억울함도 감내하지 못하겠다는 당대표의 옹졸한 자기 정치가 선대위를 얼마나 이기적으로 만들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공보단장이라는 분은 어디서 함부로 후보 뜻을 팔고 다닙니까.]

반면 홍준표 의원은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문제의 원인은 조 최고위원이 "당 대표를 깔보기 때문" 이라고 답하는가 하면 "이 대표가 극약 처방을 해서라도 당 기강을 바로잡고 트러블 메이커들은 쳐내야한다"고 쓰기도 했습니다. 홍 의원이 꼽은 트러블 메이커, 다름 아닌 조수진, 김재원 최고위원이었는데요. 이렇게, 당내가 혼란스런 가운데 정작 윤석열 후보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습니다. 우연히, 갑자기 불거진 문제다, 조 최고위원이 사과한다고 하니 잘 될 거다, 기다려보라고 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뭐 정치를 하다 보면은 같은 당 안에서나 또 선거 조직 안에서 서로 생각이 또 다를 수도 있는 거지 어떻게 뭐 군사 작전하듯이 그렇게 일사불란하게 하겠습니까?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습니까.]

당내 갈등의 핵으로 떠오른 김건희씨의 허위이력과 관련된 여러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게임산업협회 이력에 대해선 윤 후보가 확실하다고 확인했었죠. '비상근의 명예직, 기획팀 이사'였다고 구체적인 직함도 말했는데, 당시 이사 명단엔 김씨의 이름이 없었다고 합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16일) : 그 단체로부터 발급받은 것은 명확한 사실이고요. 기획팀 이사였다는데 그런 부서 지정 자체는 아예 없고요. 비상근의 명예직에 해당하는 것이고…]

[JTBC '뉴스룸' (어제) : JTBC 취재진이 입수한 2004년 당시 협회의 이사와 회원 명단입니다. 협회장과 상근이사와 이사, 창립회원, 발기인 등 50여명 이름 중에 김건희란 이름은 물론, 김명신이란 개명 전 이름도 없습니다.]

민주당은 오늘 국회교육위를 단독으로 열어서, 김씨 검증에 나서야 한다고 공세를 폈는데요. 수능 문제 오류와 백신패스 등 현안 질의를 위해 소집된 교육위원회에 야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김씨 이력에 대한 성토대회가 됐습니다. 김씨가 교생실습을 강의 경력에 포함시킨 이력을 문제 삼는가 하면, 과거 학력위조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신정아씨 사건에 빗대서 윤 후보를 비판했습니다.

[도종환/더불어민주당 의원 : 교생실습을 근무라고 강의 경력에 포함시킨다고 하는 이야기를 누가 봐도 이것은 상식에 근거해서 봐도 이거는 실습이 근무가 아니라는 것은 온 국민이 아는 사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강민정/열린민주당 의원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부인인 김건희 씨가 한림성심대, 폴리텍대, 수원여대, 안양대, 국민대 지금 현재 드러나고 있는, 이 대학에 채용될 때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이력서를 제출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다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신정아 씨 사건하고는 비교할 수도 없는 정도의 심각한 그런 문제라고 하는 것들을 이미 전 국민이 다 알아버렸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엄호에 나섰습니다.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은 허위로 볼만한 이력보다는 부풀리거나 과장해서 쓴 내용들이 많다고 했는데요. 부인 김건희씨가 직접 나서서 사과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폈습니다. 김씨는 서울대 경영학 전문 대학원 과정을 마쳤는데, 풀타임 경영대학원 학위를 딴 것처럼 이력서에 썼죠. 그런 부분은 김씨의 잘못이라기 보단 학교의 잘못이라는 주장도 폈습니다.

[이수정/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특수대학원들 결국은 이게 대학의 잘못일 수도 있다. 결국은 MBA 과정이 있는데 일반 대학원에 있는데 또 다른 EMBA라는 과정을 만들어서 결국은 기업체의 대표들을 목표로 토요일, 일요일 교육 과정을 운영하면서 지금 2년짜리 석사를 발급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석사 학위를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석사 이렇게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결국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의혹 때문에, 국민의힘 선대위 내 해묵은 갈등이 다시금 수면으로 떠오른 셈인데요.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충돌로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 직함을 모두 사퇴하면서, 선대위는 당분간 불안정하게 돌아가게 됐습니다.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은 선대위를 효율적인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번 충돌이 선대위 재편의 신호탄이 될지 본격적인 불협화음의 전조가 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김건희 대응' 놓고 국힘 내부 충돌…이준석, 상임위원장 사퇴 >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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