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에서 일부 공연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취소됐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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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미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10명 중 7명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추산되면서 우세종으로 올라섰고, 수도 워싱턴DC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 등 동북부 주요 도시가 방역 대책을 강화하면서 미국인들은 두 번째 '코로나 크리스마스'를 맞게 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일(현지시간) 오미크론 변이가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 사례의 73%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이달 1일 오미크론 변이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20일 만에 델타 변이를 누르고 우세종이 됐다.
미국 코로나19 우세종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CDC 데이터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일주일 새 점유율이 6배로 늘었다. 오미크론 변이는 12월 5~11일 주간에 코로나19 감염의 12.6%를 차지했는데, 12~18일 주간에는 점유율이 73.2%로 뛰었다.
지난주에만 65만 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45개 주와 워싱턴DC 등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 입원 환자도 늘고 있다. CNN은 보건부 집계를 인용해 미국 전체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80%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환자는 5명 중 1명꼴이다.
워싱턴DC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도시 전체에 내년 1월 말까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명령을 다시 내렸다. 지난달 중순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한 뒤 불과 한 달 만이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코로나19 검사 센터를 확대하고, 무료 자가진단 키트를 공급하며, 공립학교의 겨울방학 후 개학을 늦추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6일 508명이 신규 확진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다 기록을 세우고, 다음 날 844명 확진으로 바로 기록을 경신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내린 결정이다. 지금까지 최고치는 지난 1월 겨울철 대유행 때 397건 확진이었는데, 이번에 단박에 두 배로 뛰었다.
지난해 초 미국 내 코로나19 악몽의 진원이었던 뉴욕도 비상이 걸렸다. 뉴욕주 확진자는 2주일 새 80% 증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31일 자정에 진행하는 연말 카운트다운 행사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 일부 음식점은 자발적으로 실내 식사를 금지했고, 브로드웨이 극장가에서 일부 뮤지컬 공연이 취소됐다. 대형 공연인 뮤지컬 '해밀턴'은 제작진 확진을 알리며 크리스마스 이후까지 모든 공연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정관계 고위직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날 트위터로 코로나19 확진을 공개하면서 "현재는 괜찮다"고 전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과 코리 부커 상원의원(뉴저지주)은 전날 확진을 알렸다. 세 사람 모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추가접종(부스터샷)까지 마친 상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20년 3월이 다시 오는 것 아닌가 미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강한 전파력을 타고 확산하자 지난해 봄과 같은 전면적 봉쇄(lockdown)가 시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백악관은 그럴 계획은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21일 연설은 "나라를 전면 봉쇄하는 것에 관한 연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1년 전과 매우 다른 지점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 접종 완료와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검사 확대 계획 등을 설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22일 오전 4시30분) 코로나19 관련 연설을 할 예정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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